발행 잔고 1년새 20% 줄어
증권사 조달·수익도 직격탄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바짝 얼어붙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23개 증권사의 ELS 발행잔액은 34조3098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8조5263억원(19.9%)나 축소됐다. 특히 들어서만 1조4050억원(3.9%) 가량 줄었다.

추이를 보면 지난 2022년 9월부터 감소세가 뚜렷했다. 지난 2022년 6월 말 44조원을 넘었던 잔액은 그해 연말 42조8079억원으로 줄더니 2023년 8월 40조원선이 깨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양상이다.

ELS 잔고가 줄어드는 건 발행 보다 많은 상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가령 이번달만 보더라도 3조1642억원이 상환된 데 반해 발행은 1조3900억원에 불과했다.

시장 축소의 배경으론 투자자의 수요 감소가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먼저 업계는 지난해까지 지속된 금리 인상 기조와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증시 속에 ELS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재투자되지 않은 금액 중 상당수는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갔을 것으로 추정하는 의견도 다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ELS 투자자는 조기상환해 수익을 받고 다시 ELS에 재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발행을 결정짓는 건 투자자들의 수요인데, 잔액이 줄었다는 건 투자 수요가 크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핵심 판매처인 은행도 ELS 판매에 소극적으로 전환했다. 최근 홍콩H지수 ELS에서 올해 상반기 대규모 원금 손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감원은 주요 판매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나섰기 때문.

또 다른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는 홍콩H지수를 기초지수로 한 ELS는 상환이 되더라도 다시 발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앞서 ELS를 운용하며 자금 조달과 수익원으로 삼았던 증권사들 입장에선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ELS는 금융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파생상품이다. 특정 주식 가격이나 주가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다. 이 기초자산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증권사별로 발행 잔액을 보면 KB증권의 잔고는 3조6037억원으로 지난 2022년 6월 말과 비교해 발행잔액을 2조1759억원 줄였다. 삼성증권은 2조1746억원, 메리츠증권 1조1406억원, 미래에셋증권 7729억원 등 대형사도 잔고를 크게 줄였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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