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31일 하나금융그룹은 202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나증권이 지난해 4분기 256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적자가 3분기 연속으로 이어졌다. 

이로써 하나증권은 2023년 한 해 동안 2708억원의 누적 순손실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분기 834억원의 흑자를 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분기와 3분기의 각각 487억원, 489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고 4분기 들어 2000억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4분기 실적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충당금과 매매 평가익 부문이다.  

지난 4분기 하나증권은 124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 분기(780억원) 대비 460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그룹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통한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조가 하나증권에도 그대로 적용된 모양새다. 

매매평가익 부문서도 큰 폭으로 부진했다. 

하나증권의 23년 4분기 누적 매매 평가익은 –37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누적 평가익 –449억원보다 3341억원이나 감소한 규모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사업 부문이 고금리와 시장침체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했다”며 “IB투자자산에 대해 선제적으로 보수적인 관점의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충당금을 확대했으며 CFD 사태 등 1회성 손실 요인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증권의 실적 부진은 그룹 입장에서도 뼈아프다. 비은행 분야의 확장을 추구하던 하나금융그룹이었지만 지난해 하나증권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은행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졌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분 기여도 비중은 지난 2021년 32.9%를 정점으로 2022년 18.9%, 지난해 5.5%로 하락했다. 비은행 부분의 기여도 비중이 10% 아래로 하락한 것은 하나금융그룹이 관련 자료를 발표한 지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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