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배당 시즌이 막을 올렸다. 시작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다. 다음주에는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등이 배당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령과 시장 기대치 사이에 부합하는 배당을 결정했다는 평가다. 업계 맏형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삼성생명은 보통주 1주당 37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배당금총액은 6644억원으로 시가배당률은 5.1%다.

1주당 배당금은 전년보다 700원 늘었으며 배당금총액은 1257억원(23.3%) 증가했다. 시가배당률은 1.0%포인트 상승했다.

삼성화재의 경우 올해 보통주 1주당 1만6000원을 배당한다. 전년 대비 2200원 증가했다. 배당금총액은 6802억원으로 935억원(15.9%) 늘었다. 시가배당률은 6.5%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그간의 IR을 통해 예상할 수 있던 배당액 수준의 최 하단은 피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이제 주목할 건 향후 발표될 보험사의 배당성향이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지급을 자제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6일 보험사 최고재무관리자(CFO)와의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과도한 성과급이나 배당을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이후 23일 열린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각 업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라고 주문했다.

당시 이 원장은 “단기 성과에 치중해 PF 손실 인식을 회피하면서 남는 재원을 배당·성과급으로 사용하는 금융사에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같은 달 25일 금감원 보험감독국은 PF대출 충당금 관련 유의사항을 전체 보험사와 생명·손해보험협회에 전달했다. 충당금 등에 대비해 곳간을 너무 많이 열지 말라는 경고였다.

<관련기사: 2024년 1월 26일자 보도, 보험사에 날린 세 번째 경고장…금감원 “배당잔치 금지”>

오는 7일과 8일 DB손보와 현대해상의 배당결정 공시를 시작으로 이달 보험사의 배당이 결정된다. 상장 생보사인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도 최종 배당가능이익을 산출 중이다. 시장에서는 전년대비 10~15% 수준의 배당액 증가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도입된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대비를 위해 그간 배당을 멈췄던 보험사들의 배당재개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표적으로 지난 2년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3분기 IR에서 “현재 상법 시행령 개정과 더불어 킥스(K-ICS) 비율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배당을 위한 장애물이 모두 제거된 상태”라며 “순이익과 업계 배당 성향 등을 반영해 주주 친화적 환원 정책을 쓰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은 지난해 2조337억원(연결기준)의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 2022년(1조7208억원, IFRS4 기준) 대비 3129억원(18.2%) 크게 늘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8216억원으로 전년(1조2837억원, IFRS4 기준)보다 5379억원(41.9%) 증가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성과급도 역대급으로 풀었다.

최근 삼성화재는 올해 연봉의 50% 수준의 성과급을 직원에게 지급했다. 전년(연봉의 47%)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삼성생명도 올해 연봉 29%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전년(연봉의 23%)보다 올랐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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