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7일 9:57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매기한 단 2일 남았습니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단기납 종신보험을 포털서 검색하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고 글이다.

2024년 새해 벽두부터 보험업계 내 단기납 종신보험의 절판 마케팅이 불거졌다. 절판을 부추긴 건 금융사의 관리·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이다.

금감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에 칼을 빼든 건 지난해 7월이다. 생보사들이 앞다퉈 고(高) 환급률을 탑재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선보이며 환급률 과당경쟁이 과열되자 5년납, 7년납 환급률을 100% 이하로 제한하도록 손질에 나섰다.

그러자 지난해 말부터 단기납 종신보험은 5, 7년 완납시점의 환급률이 100% 미만이되 10년 계약유지 시 100% 이상을 탑재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올초부터는 10년 유지 시 환급률이 최대 135%까지 오르며 작년보다 더욱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금감원은 지난달 또 환급률 손질에 나섰다. 그러자 생보사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한 듯 120%대로 낮춰 판매를 이어오고 있다.

땜질식 수습의 결과다. 단순히 일순간 과열을 식히는 방안으로 5년납, 7년납 환급률만 제한하거나 환급률 상한을 두는 감독 방식은 근원을 잡지 못했다.

금감원이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 조정에 나설 때마다 절판은 가열됐다. 고 환급률 상품의 ‘막차 탑승’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실제 금감원 권고에 따른 단기납 환급률 조정이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과 올해 1월 보험영업대리점(GA)의 월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절판이 가열될수록 불완전판매는 불 보듯 뻔하다. 높은 환급률에 초점을 맞춘 소비자들이 일순간 몰리면서 금감원의 우려처럼 종신보험을 저축성으로 오인해 가입할 가능성은 커진다.

업계도 소비자들의 니즈 환기로 이렇게 확실한 도구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내놓는다. 금감원의 땜질식 처방 때마다 판매량이 치솟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리한 지적도 아니다.

이러한 상품이 단기납 종신보험 하나였을까. 최근에는 고액의 1인실 입원일당 경쟁을 통제하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판매채널은 쾌재를 부른다. 입원 하루당 60만원 받는 상품을 50만원으로 줄이면 당장 한두달 보험사는 매출 상승에 웃음 지을 수 있다. 이제 금감원도 자가진단이 필요할 때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