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오르자 중·저신용자부터 빗장
“서민들 급전 통로로서 역할 다해야”

2024년 3월 7일 11: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체율이 오르자 시중은행이 중금리대출에 빗장을 걸어 잠갔다. 그 틈을 인터넷은행이 빠르게 메워나가며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에서 지난 1월 새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중 연 7% 이상의 금리를 적용한 중금리대출 비중은 평균 13.8%다.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26.5%)과 비교하면 반토막에 그쳤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32.4%에서 14.8%로 17.6%포인트 줄며 1년 새 가장 많이 축소됐다. 뒤이어 △국민은행 -13.8%포인트 △하나은행 -12.6%포인트 △신한은행 –11.8%포인트 △우리은행 –8%포인트 순으로 감소폭이 컸다.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이 줄어든 건 은행들이 연체율 상승 등을 이유로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문턱부터 높였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이 지난 1월 새로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26점으로, 1년 전(915.2점)보다 11점 가까이 높아졌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로 빚을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연체율이 오르는 시점에선 위험도가 큰 신용대출 공급을 선제적으로 줄여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몸을 사리지 않는 분위기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KCB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2022년말 25.4%에서 지난해말 30.4%로 5%포인트 뛰며 금융당국에 제시했던 목표치(30%) 달성에 성공했다.

또 향후 3년간 5조원 수준으로 잔액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 규모는 4조3000억원이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중·저신용자 대출로 1조3200억원을 공급했고 비중은 지난 2022년 25.1%에서 29.1%로 상승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조5300억원을 취급했고 비중은 31.5%를 기록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은 리스크 대응도 중요하지만 중저신용 서민들의 급전 통로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다”며 “경기침체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인터넷은행에만 떠넘길 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짚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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