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연간 판관비 1.6조 껑충
캐릭터 효과 미미…광고모델 출혈 경쟁

2024년 03월 21일 13: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업점 축소, 희망퇴직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은행이 톱스타를 앞세운 마케팅엔 돈을 아낌없이 쓰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지출한 판매관리비는 15조5835억원에 이른다. 이는 3년 전인 지난 2020년(13조9252억원)보다 11.9%(1조6583억원)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작업을 추진하고, 인력 및 영업점을 줄이며 인건비와 임차료 절감에 노력해왔는데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광고 선전비 등의 기타일반관리비 항목 지출이 대폭 확대된 영향이 컸다.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쓴 기타일반관리비는 4조3658억원이다. 이는 지난 2020년(3조2619억원)보다 33.8%(1조1029억원) 큰 규모며, 총 판매관리비 증가분의 66.5%에 해당한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지난 2020년 7476억원에서 지난해 1조200억원으로 38.2%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KB국민은행 37%(8834억→1조2106억원) △우리은행 30.9%(9189억→1조2037억원) △하나은행 28.8%(7218억→9303억원) 순이었다.

올해도 만만찮은 기타일반관리비 지출이 예고된다. 은행은 가수, 운동선수 등 대형 모델을 내세우는 ‘스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가수 임영웅을 새 광고모델로 기용했다. 유튜브 채널에 올린 광고영상 ‘자산관리의 영웅은 하나!’의 조회수가 한 달 만에 1070만회를 돌파하고, 관련 굿즈(기념품)를 받기 위해 하나은행 오픈런이 일어나는 등 ‘임영웅’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중이다.

우리은행은 2030세대에 인기 많은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모델 계약을 연장한데 이어 ‘A(ACE)세대’에 각광받는 배우 김희애와 10대 고객을 겨냥한 남자아이돌 라이즈를 추가로 발탁, 세대별 맞춤 광고모델 라인업을 완성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여자 아이돌 뉴진스를, KB국민은행은 BTS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여자아이돌 에스파와 배우 박은빈을 새 모델로 기용하며 스타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톱스타의 연간 모델료는 10억원대 수준이다. 여기에 TV광고, 굿즈 제작 비용까지 더하면 수십억원까지도 든다”며 “광고 선전비 절감을 위해 캐릭터 마케팅에 힘써 왔으나, 결국 효과가 즉각적이고 확실한 스타 마케팅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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