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경영 탈피, IB 경쟁력 강화

2010년 전사업부문 1위 호언

보수적인 경영을 고수했던 삼성증권(대표 배호원)이 전 사업부문 1위 수성을 천명하며 공격경영에 나섰다.

특히 PB중심의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로 입지를 다져온 삼성증권의 전략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증권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사는 창립 25주년을 맞아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톱 10진입을 선언하고 자기자본 15조, 연 매출 10조 달성 등 가시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삼성증권은 비전 달성을 위한 성장전략으로 △PB시장 지배력 확보 △트레이딩 및 PI(자기자본투자) 확대 △IB업무 활성화 △적극적 해외진출을 제시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취약점으로 꼽혔던 트레이딩, IB사업 부분에서 재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주식, 채권 등 한정적으로 운용되던 트레이딩은 향후 외환, 실물 등으로 운용 대상을 넓히고 거점도 점차 해외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PI(자기자본투자)도 IB업무와 연계한 지분 투자 및 삼성그룹 관계사 해외 사업시 공동 참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PI사업 관련해 삼성증권은 200억원을 포함한 투자규모를 자기자본의 10%인 23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위해 이 회사는 국내외 투자자금 확보에 고심 중이다.

아울러 IB 부문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성과 보수 체계의 혁신을 통한 우수인력 확보, 고객관계 프로세스 강화 및 타 금융기관 제휴 확대 등 IB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인력 확보 관련 삼성증권은 2010년까지 현재 200명의 IB인력을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며 특히 해외 전문인력 대거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자산관리영업의 핵심인 PB인력을 700명에서 1000여명 이상 확보해 은행의 PB 역량을 뛰어넘겠다는 복안이다.

신입사원도 매년 200~250여명 지속적으로 충원해 인재양성에 나선다.

이같은 전략으로 이 회사는 향후 2~3년 내 국내 각 사업부문에서 확고한 1위를 달성한 후 중국, 인도, 베트남, 홍콩 등 적극적인 자회사 신설 및 현지 증권사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금융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다.

삼성증권 전략기획파트 곽훈 차장은 "IB 부문의 역량 강화 및 해외진출은 삼성증권이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삼성증권의 경영전략에 대해 삼성그룹의 직간접 지원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음을 시사했다.

현대증권 구철호 애널리스트는 "삼성증권이 국내 재계 1위의 그룹 계열사란 점과 다소 보수적인 삼성그룹 금융사의 문화로 판단할 때 비전 선포는 선언전 의미보다는 실천적 의미가 강하다"며 "비전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삼성그룹의 역량이 집중될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정제영 연구원도 삼성증권에 대해 삼성의 금융그룹 중심축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삼성증권의 경영목표는 삼성그룹차원의 의사결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삼성증권은 삼성의 금융그룹 중심축의 하나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증권 고객예탁자산은 전분기대비 9.4% 증가한 86조9000억원을 기록, 잔고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전분기 대비 8.8% 증가하는 등 고객기반과 고수익펀드 판매비중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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