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 퇴직 강요하지 않을 것 문구화

使 - 부행장급 인사 개별 면담·설득

씨티은행 노사간 희망퇴직 협상이 그리 순탄치 않아 보인다.

최근 본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04년 합병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중인 씨티은행 노사는 지난달 16일 4차 교섭을 마지막으로 협상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번 희망퇴직은 현재 씨티그룹차원 실시중인 대대적인 조직개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한국 씨티은행은 희망퇴직 요건 관련 △퇴직 대상자에게 30개월치 급여 지급 △대학생 자녀 학자금(1인당 1000만원씩, 최대 2인까지) 지원 △이직 지원금 500만원 지급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조가 협의안에 당사자에게 퇴직을 강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구화를 요구, 은행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이다.

노조가 이런 조건을 제시한 배경에는 당초 희망퇴직의 목적과는 달리 은행측이 퇴직 대상자를 직접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측은 퇴직희망자의 신청을 접수해 우선 처리하는 방식이 아닌 1~3급에 속하는 직원 중 장기간 승진을 못한 직원을 대상으로 부행장급 인사가 개별 면담을 실시해 퇴직을 권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은행측이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자발적인 명퇴를 실시할 경우 능력있는 직원들만 오히려 명퇴금을 챙겨서 경쟁은행으로 옮기는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그 규모에서도 노사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미은행과 씨티은행간 통합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번 구조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은행측은 300~400명 정도의 인원을 예상하고 있다.
 
반면 노조측은 당초 언론에 보도된 70~80명보다도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앞으로 합의를 도출하기까지 많은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李周石 기자>moozee@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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