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공격 투자 눈길

시행사까지 계열사 추가

국내 건설업계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이 또 한번 공격적인 투자를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올초 부동산114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 12일 부동산 개발 및 관련 서비스업에 주력할 ‘미래에셋디앤아이’를 신설, 계열사에 추가하며 사세 확장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산부분 사세 확장에 나선 이유에 대해 금융조달과 부동산개발 능력을 결합, 금융사업 시너지 확대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했다.

즉 미래에셋증권은 부동산대출이나 시공사를 알선하는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거나 자체 자금을 개발사업에 투자해왔던 그동안의 투자방식을 바꿔 직접투자(PI)를 확대하기 위한 수순이란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올해 부동산금융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거침없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미래에셋디앤아이는 자본금 50억원 규모로 부동산114가 지분 51%, 미래에셋의 또 다른 부동산 관련 계열사 케이알아이에이가 49%를 각각 투자해 지난 12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디앤아이의 박만순 대표는 미래에셋 설립 초기 멤버로 박현주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물 중 하나”라며 “특히 박 대표는 부동산114 인수부터 미래에셋디앤아이 설립까지 핵심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본격적으로 부동산금융에 진출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이 회사는 부동산 관련 사세확장 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통해 투자처를 모색, 투자자금을 과감히 집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최근 부동산펀드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대형 부동산인 ‘시티그룹센터’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앞서 올해 초 중국 상하이의 호텔식 주거시설을 매입한데 이어 서울 여의도에 건립중인 초고층 오피스빌딩인 ‘파크원’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IB사업영역의 확대라며 조심스러운 눈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내부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정한 예비 투자가능금액을 고려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상품, PF 등에 투자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발행한 전환사채 발행금액 4550억원 중 일부를 수익성 있는 상장·비상장법인 지분투자, CB 및 BW 인수, 국내외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투자, 구조화 금융상품 인수, M&A 등 IB관련 전 사업분야에 걸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시장 상황에 따라 국내외 수익증권과 상품주식 등 투자를 탄력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해 나간다는 전략을 구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전문가들은 미래에셋증권이 부동산개발의 기획부터 자금조달, 건설 등 전 과정에 걸쳐 참여하겠다는 것이 미래에셋이 그동안 지향했던 투자금융그룹에 걸맞지 않고 시행사업이라는 특성상 높은 기대수익만큼 리스크도 높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잘나갔던 대형 시행사들도 개발사업의 금융권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현재의 부동산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철저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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