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에 대한 아픔 나눠

솔직한 심경 표현, 신뢰도↑

최근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 가슴에 멍이 든 가운데 삼성증권이 ‘고객달래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8일 투자자들에게 최근 시황과 투자정보부 오현석 파트장의 솔직한 심정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파트장은 “인사드리기 무안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있다”고 운을 뗀 후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인해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 같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오 파트장은 이어 “투매가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부도난 기업의 차트를 보고 있다는 착시가 들 정도로 추락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시황을 전했다.

주식시장 하락원인에 대해 오현석 파트장은 △치솟는 유가 △글로벌 물가상승 △22일 연속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7월 8일 기준) △글로벌 통화긴출 가능성 등이 주가 급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오 파트장은 향후 주식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장 전망을 갖고 고객을 접해야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며 “이보 전진을 위해 일보 후퇴의 과정으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오 파트장이 부정적 견해를 내세우는 이유는 상반기 대비 하반기 기업실적 둔화와 유가 향방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가 향방에 대해선 자신감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오현석 파트장은 “현재 유가 최고 전망치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가즈프롬이 250달러,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평균 전망치로 100달러로 제시했다”며 “이같이 유가 전망이 크게 엇갈려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 파트장은 “유가 200달러 표현이 낯설지 않을 정도로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고려한 바 있다”며 “이는 현재 주가가 빠질만큼 빠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오 파트장은 ‘첫 번째 투매에는 동참하고 세 번째 투매에는 견뎌라’라는 증시격언을 빗대며 단기 매도로 대응하는 전략보다 장기적으로 주식비중을 일부 줄이고 위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주식시장 폭락과 관련 적극적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선 증권사는 삼성증권이 유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같은 주식시장 분위기에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면 향후 손실에 대해 투자자와 법정분쟁까지 이어질 소지를 남긴다”며 “지점에서도 영업맨들의 개별적 예측 시황정보 제공에 대해 자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소신있는 편지 한통이 장기고객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되는 만큼 증권사 스스로 고객에게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좀 더 노력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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