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검증 위해 시험 도입

돈벌이 수단 전락 우려 확산

 

증권업협회가 추진중인 애널리스트 자격증제도 도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특히 기존 애널리스트는 자격증 도입으로 인해 질적 향상보다 오히려 평준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업협회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자격시험과 자격증제도 도입을 연내 추진중이다.

제도 도입에 앞서 증협은 이달말까지 관련 규정에 대한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9~10월 중 관계자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이번 자격증제도 도입 배경은 각 증권사간 애널리스트 영입경쟁으로 인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걸맞는 정확한 분석자료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즉 투자정보를 제공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증권업협회가 제시한 제도 도입방안은 전문성 검증보다는 양성계획에 초점이 맞춰 있어 오히려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A증권사 리서치센터 한 관계자는 “현재 애널리스트는 각 증권사마다 사수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성장한다”며 “기업의 재무관리, 회계 등 지표를 내외적으로 해석하는 방법은 교제화 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자격증 도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도 “교과적인 교육을 통해 얻은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전부 애널리스트가 될 수는 없다”며 “결국 신입인력에 대한 재교육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자격증제도를 통해 실력이 검증된 애널리스트보다 평준화된 애널리스트 양성만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제도도입 배경은 현재 애널리스트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문제에서 출발했다”며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룬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애널리스트 자격시험 수준을 높일 경우 합격률이 떨어져 시행초기 제대로 안착되지 못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증권업협회가 새로운 자격증 제도를 통해 전문인력을 육성하기보다 수익사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증권분석사 자격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는 것은 의문”이라며 “협회가 시험을 주관하면서 수익을 얻으려는 속셈 아니냐”고 일갈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자격증 시험제도보다 증권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화된 전문교육 프로그램이 더욱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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