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부문 경쟁력 강화, 총력 예고

조직안정화 등 계열사 융합도 숙제

 

국민은행이 지주사 설립에 사실상 성공함으로써 향후 지주회사간 치열한 금융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다만 (가칭)KB금융지주가 업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확보와 조직 안정화 등 동시에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일 지주사 전환에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수가 3826만3249주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주식 수의 11.38%로 지주사 전환 철회조건인 주식매수청구 비율 15%를 넘지않아 예정대로 오는 29일 KB금융지주로 출범하게 됐다.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총력전

전문가들은 KB금융지주가 출범 이후 M&A 등을 통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은행의 총 자산은 299조원(2008년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금융지주(318조원), 신한금융지주(304조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특히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채널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선두 진입을 노릴 수 있지만 경쟁 지주회사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만큼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CJ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이유는 고객데이터 공유를 통한 시너지영업 창출”이라며 “신한지주회사에 비해 비은행 경쟁력이 떨어져 이를 보완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양종금 최종원 연구원도 “신한지주가 다양한 수익구조를 가진 비결은 굿모닝증권, LG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한 결과가 크다”고 지적하며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증권, 보험사가 우선 인수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선 증권사는 교보, 유진투자증권 등이, 보험사로는 그린화재, 동부생명 등이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알려진대로 은행간 M&A시장에 또다시 뛰어들 가능성도 높다.

우리금융, 기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산업자본이 은행을 인수할 수 없어 결국 은행간 인수·합병전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6조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며 “기업은행의 경우 시가총액 6조원 중 2조원의 투자비용만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영화에 따른 인수합병 전략은 정부의 의사결정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지만 현 정부와 의사소통이 원활한 황영기 회장 내정자가 M&A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견해다.

 

◆M&A실탄 충분, 조직안정화도 고려해야

업계 일각에서는 외형확장 못지 않게 조직안정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은행은 금융지주사 전환 비용으로 3조4000여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식매수청구가격 2조4200억원을 포함해 주가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1조원의 추가비용이 들어간 것이다.

외환은행 인수자금으로 사용하려던 6조원을 활용할 경우 지주사 전환비용으로 사용하고도 2조원 이상의 여유가 있어 충분히 M&A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 전문가들은 KB금융지주가 공격적인 M&A에 앞서 설립 초기 조직을 안정화하고 위험 관리능력을 제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는 신한금융지주의 사례를 들며 “7년의 M&A 과정을 거치는 동안 조직안정화에도 심혈을 기울여 왔다”며 “그 결과 계열사간 인력 재배치가 자유롭고 조직간 융합을 통해 시너지 영업을 극대화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KB지주회사의 경우 그동안 경영진간 불협화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던 만큼 은행의 카드사업 분리와 계열사 운영 등 조직안정화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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