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전 은행이 비용절감과 인력감축을 기치로 들고 있는 작금에 외환은행 롤레이 고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본지 기사가 나간 이후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던 노조도 ‘명분없는 인사’에 적지 않게 놀라는 눈치다.

그런데 외환은행 공식입장이 재미있다. 홍보실을 통해 전달된 롤레이 고문 위촉의 배경이 리스크 관리 전문가라는 점에서 은행이 잡았다는 것이다.

롤레이 부행장은 미국내 한국식 예금보험공사에서 위기관리 체계를 만든 장본인이고 이같
은 배경 때문에 몸이 불편한데도 불구하고 고문으로 위촉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외환은행의 오판이다.

작년과 올해를 거친 금융위기의 본질은 미국의 리스크관리 실패에 있다. 금리 정책조차 일관성을 갖지 못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그린스펀과 버냉키의 엎치락·뒤치락 금리정책이 금융위기의 근본원인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살아서 숨만 쉬어도 대출을 해줬다”는 사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드러났고 그 여파가 전세계를 뒤흔드는 것이다.

미국발 금융위기는 결국 미국식 금융 리스크관리의 허점, 그토록 자랑하던 미국 리스크관리 솔루션의 한계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그런데 그 시절 리스크관리를 했던, 역사이래 유례없는 위기를 만든 장본인 중의 한 사람에게 자문을 얻어 외환은행의 리스크관리 자문을 받는다는게 아이러니하다.

뭘 기대하는지 알 수가 없다. 구학식으로 풀었던 리스크관리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어떤 리스크관리 기법을 자문받는다는 것인지 외환은행의 해명이 옹색하다.

미국 정부조차 구제금융에, 금리인하로 버텨오는 현실에서 말이다.
기자 개인적 의견으로는 오히려 이 시기 롤레이 부행장이 미국으로 건너가 위기를 헤쳐나가는 현재 구조를 분석,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외환은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과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금융위기 돌파 모델이 만들어 질 것이고 이를 외환은행에 전수한다면 보다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과거 대공황 이후 미국이라는 소방서에 불이 난 경우는 21세기 들어 처음이고 어떤 해법이 나오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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