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문화적 차이, 갈등 원인

역할 분담, 시너지 활용해야
 
 
국내 은행과 지분 합작 관계를 유지했던 외국계 합작 운용사들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합작 자산운용사는 한때 금융선진국의 노하우와 국내 은행의 판매채널 결합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모델로 각광을 받았지만 오히려 시너지 영업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CS)는 우리금융그룹에 합작 설립한 우리CS자산운용에 대해 계약을 파기하고 지분 30%를 인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작 파기 배경에는 지난해 우리CS자산운용이 불완전판매 문제로 타격을 입게 되면서 CS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간 갈등이 주효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2006년 합작설립 이후 3년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우리파워인덱스’ 펀드 사태 이후 은행 내부적으론 우리CS자산운용의 상품판매 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계약 파기 공문 접수 이후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주 중 지분을 인수할 지 아님 다른 외국계 금융그룹에 지분을 되팔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CS운용은 우리금융지주가 70%, CS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도 지난해 조인트 벤처 전환한 후 1년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부사장, 마케팅담당 인원을 UBS계열 임원에서 하나금융지주 계열 임원인 박윤호 상무와 강창주 본부장으로 교체했다.
 
기은SG와 NH-CA자산운용도 발등이 불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외국계 금융기업인 크레디아크리콜(CA)과 소시에떼제네랄(SG)이 오는 5월 자산운용부문을 합병하기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두 외국계 회사는 각각 기업은행, 농협중앙회와 합작운용사를 설립, 운영 중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합작자산운용사의 실패요인에 대해 외국계 운용사와 국내 운용사간 기업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투자성향이 강한 외국계 운용사와 단기성과에 급급한 국내 금융기관의 성격상 의견이 일치하긴 힘들다”며 “확실한 역할관계 성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합작운용사 중에서는 최근 통합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사가 성공적인 모델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마케팅은 신한지주가, 상품 및 운용은 BNP파리바가 주도하는 방식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한국적인 마케팅 활동, 자산운용업에 대한 지주차원의 의지 등이 맞물리면서 시너지를 창출했다는 평가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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