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적자 예상, 궁여지책 노사타협

“급여도 삭감하는데” 직원 불만 확산
 
 
농협중앙회가 직원 정기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해 직원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임금동결에 이어 올해도 임금삭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상여금까지 지급되지 않자 은행 안팎에서 경영진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1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됨에 따라 직원들 정기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3개월마다 정기상여금 100%를 지급하도록 노사가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국내 금융위기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농협중앙회 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 2월부터 금융위기 악화로 은행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 논의를 제의해 왔다”며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지난 3월 상여금은 지급하지 않기로 노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노사합의는 3월 상여금만 지급하지 않는 것이며 이후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내부직원은 “정기상여금은 연봉에 포함돼 있는 것”이라며 “이는 실질적인 연봉삭감이나 다를 바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농형중앙회가 1분기 적자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노사가 궁여지책으로 합의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농협중앙회는 최근 개혁을 앞두고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며 “1분기 적자전환될 경우 전국 시금고 유지가 어렵다”고 전했다.
 
농협중앙회 신용사업은 지난 2007년 1조352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으나 2008년에는 3304억원으로 70% 넘게 줄었다.
 
올해들어서도 농협 개혁을 앞두고 은행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 없어 1분기 실적은 하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지않고 직원들의 인건비 절감부터 단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아울러 직원들을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이 이에 합의했다는 것도 믿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지난 1일 간부직원 1000명 이상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농협중앙회는 2011년까지 사무소장급 간부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 1000명 이상 인력을 감축하고 3급 팀장급 이상 직원에 대해서는 임금 동결, 기본급 5% 반납, 연차수당 절감 등 10% 이상 급여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팀원급 일반직원들도 2년 연속 임금을 동결하고 5, 6급 대졸 신규 채용 인력의 초임 연봉도 삭감할 방침이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