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목소리 직접 청취하면서 은행의 역할 ‘약속’

통상적으로 CEO의 취임 1주년에는 성대하고 다채로운 행사가 연이어 진행된다.
 
기념 간담회를 비롯해 역대 CEO를 초청하는 행사 등을 통해 내부는 물론 외부에까지 역동적인 모습을 각인시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다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CEO들이 이런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평소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취임 1주년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1주년 기념일엔 중소기업 찾고
취임 1주년을 맞은 지난달 26일, 이종휘 은행장은 반월·시화공단 지역의 중소기업 CEO 60여명을 시흥관광호텔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12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이 행장의 취임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 행장은 실물경기 침체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중소기업 CEO들을 위로하는 한편 일선 경영현장에서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다양한 애로사항 및 건의사항을 듣고 이에 따른 지원 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취임 1주년 오찬을 중소기업 CEO들과 함께 한 것이다.
 
오찬간담회를 마친 후 이 행장은 우리은행과 30여년을 거래해 온 반월공단 소재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우진공업㈜을 방문해 회사 대표와 종업원들로부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 행장은 “은행과 기업은 신뢰를 토대로 하는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함으로써 동반자 관계를 더욱 견고히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 6일 중소제조업 밀집지역에 위치한 반월공단지점을 중소기업금융센터로 격상시켜 중소기업 전문직원을 충원하고 센터 내부도 새롭게 단장해 빠르고 차별화 된 고품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이 행장과 중소기업 CEO들과의 간담회를 계기로 우리은행은 국가산업단지 및 지방산업단지 등 공단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하고 경영컨설팅 등 다양한 중소기업 금융서비스 지원 및 고객중심 경영을 통해 성공적인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틀 전에는 재래시장 누비고
취임 1주년 당일을 중소기업 CEO들과 함께 보낸 이 행장의 이틀 전 일정은 104년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초의 상설 재래시장인 광장시장에서 시작됐다.
 
이 행장은 종로에 위치한 광장시장을 찾아 은행 문을 열기 전인 오전 7시 50분부터 점포들을 직접 방문해 현금 수납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출수납’을 실시했다. 경기침체의 한파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재래시장을 몸소 찾아나선 것이다.
 
파출수납을 하면서 재래시장을 구석구석 살핀 이 행장은 광장시장 내의 한 식당에서 상인들과 아침식사를 같이하면서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한편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자리를 함께 한 시장 상인들은 “담보 없이 신용으로 대출을 받았으면 좋겠다” 혹은 “한 푼이 아쉬운 때 서민들을 위해 수수료와 대출이자를 인하해 줬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이 행장은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이 어려운 저소득 근로자나 영세사업자를 위한 ‘우리 이웃사랑대출’ 상품과 연이율 30%가 넘는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 대출을 9.5~14.5%로 전환해 주는 ‘우리환승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소개하면서 서민들을 위해 비가 올 때 우산을 주는 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 행장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광장시장을 찾았다”고 언급하고 “고객분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상품개발과 제도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趙誠俊 기자>sungju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