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 위원장 임기전 선출 앞당기고

기업 … 임금투쟁 먼저, 선거는 나중에
 
 
올해 노조위원장 선거를 치루는 두 은행에 있어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개별지부로 넘어온 임단협을 의식해 선거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긴 반면 기업은행은 오는 12월 초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노조위원장 선거는 오는 24일 치러질 예정으로 현 집행부 김창근 위원장과 이동훈씨가 후보등록을 마쳤다.
 
위원장의 임기 만료는 12월, 통상 11월에 선거를 치룬 점을 감안할 때 두달여나 일찍 진행되는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에대해 선거 이후 임단협을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를 반영하듯 두 후보 모두 임금 및 근무시간 정상화 등 복지제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세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어수선한 가운데 임단협을 체결하는 것보다 차기 노조위원장을 선출한 후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하나카드 분사전 조합원 표를 이끌기 위해 위원장 선거를 앞당겼다는 후문도 있다.
 
반면 기업은행은 노조위원장 선거를 12월로 미룬 상태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에 맞서 임단협을 먼저 마무리하고 위원장 선거를 치루겠다는 심산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신입직원 및 기존직원의 임금 삭감에 대해 투쟁수위를 높여갈 계획이지만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내달부터 금융공기업의 기존직원 임금을 5% 삭감할 계획이다.
 
이에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며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자동 동결이라는 카드를 사용할 태세다.
 
하지만 이미 정부는 노사간 임금협상 미타결시 성과급 또한 미지급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아 보인다.
 
집행부 내부 상황도 노조선거를 미루게 된 영향이 크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8월 내부 의견다툼으로 인해 총 15명의 집행부 임원 중 9명이 노동조합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올해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선거는 3파전 양상일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위원장 선거보다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이라며 씁쓸한 한 마디를 남겼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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