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또 오류

고객 집단 소송 확산
 
 
온라인 전문증권사 키움증권이 잦은 전산장애로 인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23일 키움증권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주식매매프로그램에 한 시간가량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를 일으켰다.
 
이로 인해 키움증권의 HTS 이용 고객들은 오전 9시 20분부터 10분간 매매를 하지 못했으며 고객들의 문제제기로 수습에 들어가 이후 매매가 이뤄졌다.
 
그러나 9시 30분부터 잔고조회가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보통의 경우 고객이 주식을 매매하면 매매결과가 실시간 제시돼 수익 및 손실 정도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으나 이날 키움증권은 전산장애로 인해 매매결과를 알 수 없었다.
 
이는 투자자로 하여금 정확한 정보 제공을 하지 못해 잘못된 투자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키움증권은 9시 50분부터 순차적으로 복구를 시작해 10시 20분부터 정상 운영이 됐다.
 
문제는 이같은 전산장애가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5월에도 전상 장애 발생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며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최다 오류 발생 증권사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바 있다.
 
지난해 6월 26일 약 한 시간내외 동안 시세조회에 장애가 발생했으며 7월 14일과 23일에도 각각 HTS 작동 오류가 있어났다.
 
이어 11월 26일 오전 장중 HTS에서 선물·옵션 체결확인 및 잔고평가 정보가 장애를 일으켰다.
 
결국 키움증권은 지난 2005년부터 2008년 8월 기간 중 고객들에게 약 3억8000여만원가량을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보상에 사용했다.
 
현재 키움증권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며 고객에게 손해를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HTS가 작동 오류라도 증권사 서버는 살아있기 때문에 증권사 서버에 고객 개인별로 로그파일(주문파일)이 증거로 남아있다”며 “이를 기준으로 보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손해발생여부에 대한 정의를 놓고 증권사와 고객사이의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키움증권은 해당 시간에 매도주문을 넣어 피해를 입은 고객에 한해 배상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들과의 협의가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HTS 오류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집단소송도 불사할 것으로 보여 문제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포탈 사이트 네이버의 ‘키움증권 손해배상 청구’ 카페는 개설 후 2일 만에 약 500명에 이르는 가입자들이 모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전산 장애로 인해 키움증권은 온라인 전문 위탁매매 증권사 1위라는 위상이 상당부분 실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제가 발생한 지 3일이 지나서도 명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고객들의 원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사고 원인과 보상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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