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한단계 성장할 기회

운영체계, 공인인증서 선결과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은행권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휴대용 컴퓨터에 가까운 만큼 현재 자금이체 같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에 그치고 있는 모바일 뱅킹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해 “금융상품 가입 등 현재 인터넷뱅킹에서 이뤄지는 기능이 앞으로 모바일을 통해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모바일뱅킹 이용고객 증가추세

모바일뱅킹의 사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내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2분기 모바일뱅킹 이용건수는 164만건으로 1분기보다 16.1% 증가했다.

이용금액도 247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25% 상승했다.

인터넷뱅킹에서 모바일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향후 스마트폰이 보급화될 경우 모바일뱅킹은 더욱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영국 쥬니퍼 리서치 시장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모바일뱅킹 거래 건수는 지난해 27억건에서 오는 2011년에는 370억건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보고서는 전세계적으로 보급화 되어가는 스마트폰이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로 큰 인기를 끌면서 오는 2011년에 이르면 모바일뱅킹 이용자가 1억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그동안 휴대전화로 단순히  SMS(문자메세지)를 주고 받던  시대를 넘어 웹 기반의 기기로 탈바꿈 되고있는 스마트폰이 가입자들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3년 스마트폰 시장 1000만대 규모

지난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표준(이하 위피,  WIPI) 의무탑재가 사라진 이후 블랙베리,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등 외국산 스마트폰이 출시됐고 애플의 아이폰도 연내 출시가  예고돼 있다.

최근 정부도 2013년 스마트폰 비중을 전체 휴대전화의 20%인 1000만대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무선인터넷 활성화 방안을 발표해 업계 관심도는 뜨거운 상황이다.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은 급성장을 예견하고  있지만 은행의 모바일뱅킹 개발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유는 스마트폰마다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운영체제가 다르기 때문이다.

노키아는 심비안,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 모바일 등 운영체제를  사용한다.

현재 윈도우 모바일에서만 일부 호환이 가능하나 앞으로 쏟아져 나올 제품에 대해서는 대응된 시스템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은 급변하는 모바일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결제원 산하에 6개 시중은행 실무자가 참여한 ‘모바일 협의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늘어나는 개발비, 공인인증서 문제 등으로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업계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무선인터넷의  핵심 유저라고 할 때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나 늘어나는 개발비와 각종 규제로 인해 선뜻 나서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인인증서로 인한 제약

전문가들은 은행에서 공인인증서를 빼놓고 스마트폰 모바일뱅킹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부터 휴대폰을 이용한 금융거래 시에도 공인인증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USIM 기반의 공인인증서 개발을 예상할 수 있으나  이는 이동통신사와 은행권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모바일 뱅킹의 사례를 볼 때 USIM을 통한 모바일 뱅킹은 이미 시도된 바  있다.
 
그러나 철저하게 이통사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금융권의 소극적인 참여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USIM을 활용하면 OS에 독립적인 서비스도 가능하므로 일반폰이든 외국 스마트폰이든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도 중복투자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기술적 표준화와 이통사와 은행간의 쓸데없는 헤게모니 싸움만 아니면 모바일  뱅킹은 고속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모바일뱅킹이 가장 활성화된 나라가 스마트폰에서는 가장 뒤쳐지진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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