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익 뒷전 ‘주객 전도된 격’

자회사 본분망각 방만경영 심각
 
 
항상 농민의 이익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 농협이 본분을 잊은 채 표류하고 있음이 지난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농협중앙회 수장의 그릇된 인식은 ‘농협이 더 이상 농민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올해 농협 국정감사에서 “농협의 직원은 공무원인가 회사원인가”라는 농림식품부 소속 의원의 질문에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회사원이다”라고 망설임 없이 답변해 빈축을 샀다.
 
이에 이낙연 농림수산식품부 위원장은 “농협 직원이 회사원이었으면 국감을 받을 필요가 없다”며 “왜 이런 고생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내가 농협회장이었다면 준공무원적 지위에 있다고 답변했을 것”이라며 “회사원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위원장은 정대근 전 농협중앙회장 재판 당시 법원도 농협을 특가법상의 ‘정부관리 기업체’로 판단했음을 최원병 회장에게 인식시켰다.
 
최 회장의 이런 잘못된 사고방식을 반영하듯 중앙회가 작년 국정감사에서 지키기로 한 ‘신용사업의 경제사업에 대한 대출금 금리 부담 완화’ 약속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학용 한나라당 의원의 자료에 의하면 2009년 8월까지 중앙회 신용사업의 경제사업에 대한 대출금리는 평균 5.6%였다.
 
이는 농협의 공공부분 평균금리 4.36%보다 높은 것이며 심지어 일반은행 공공부분의 4.73% 와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올 8월말까지 농업경제사업의 당기순손실은 407억원으로 무려 339억원이 이자로 지출됐다.
 
이밖에도 농협이 농민 편에 서서 일을 하지 않았다는 증거는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자회사에서까지 표출됐다.
 
작년 농민들이 비료값 상승으로 가장 어려울 때 농협의 자회사 남해화학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같은 시기 9억2000만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을 구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또 농협사료 역시 사료값 인상으로 축산농가가 고통을 받을 때 골프회원권 2구좌를 구입했다.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은 “농민이 어려울 때 봉급을 올리고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농민의 기관이라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좋은 직장에서 편안하게 근무하는 여러분은 행복한 것 같지만 농민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해마다 시정 없이 반복돼는 방만 경영에 대해 농민들이 농협을 탄핵할 수도 있다”는 말로 농민의 심정을 농협에 각인시켰다.
 
<金慶泰 기자>hykkt@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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