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전산시스템 ‘순이익 축소까지’

다운, 오류 … 영업점 불만 극에 달해
 
 
SC제일은행의 전산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노후된 전산시스템으로 인해 내부 불만은 극에 달한 상태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즉각적인 IT투자를 요구했으나 경영진은 부동자세다.
 
또한 대부분의 제1금융권에서 차세대시스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외국계은행인 SC제일은행은 아직 차세대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 SC제일은행은 전산상의 오류로 2008년 감사보고서에서 순이익을 1000억원 축소 보고해 은행의 공신력에 큰 문제가 제기됐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6일 제출한 분기보고서에서 순이익이 축소된 이유에 대해 회계처리 과정중 변환전산프로그램 일부에서 인식시기 오류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산시스템 오류를 인정한 것이다.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에도 무력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전화금융사기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였다. 그 결과 9개 대형은행중 피해예방률이 가장 낮은 은행으로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35.4%)과 SC제일은행(40.6%)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SC제일은행은 현재 퇴직연금에 대한 전산개발도 착수하지 않은 상태다.
 
SC제일은행 노동조합은 SC제일은행의 전산시스템이 보험이나 증권사, 저축은행의 전산용량도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SC제일은행노동조합 측은 “작년에 이미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전산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금년에도 LCD모니터 등 하드웨어만 몇 개 교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점에서 불만이 상당하다. 고객 서비스를 하는 중간에 프로그램이 다운이 되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등 영업에 지장을 줄 정도다. 처리할 수 있는 용량에 한계가 온 상태로 타행대비 경쟁력이 너무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김재율 노동조합위원장은 SC제일은행의 전산시스템이 낙후된 근본적인 문제를 ‘외국계 회사의 단기성과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산투자는 바로 수익을 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장기적인 개념에서 투자를 해야하지만 외국계 은행의 특성상 단기 계약기간 내에 눈에 보이는 성과만 얻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산부서의 소속여부를 놓고 내부문제도 심각하다.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말 지주회사 개념으로 바뀌며 IT부서를 지주회사 소속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SC금융지주는 비사업부분인 IT, 인사, 심사 등의 부서는 지주회사에서 담당하고 자회사는 영업에만 중점을 둘 계획이다.
 
SC금융지주는 자회사로 SC제일은행, SC상호저축은행, SC증권, SC캐피탈 등을 두고 있다.
 
SC제일은행노동조합은 “내년 초까지 지주사에서 전산부 직원 200여명을 전부 데려오길 원해 내부적으로 전산부 직원들의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이것은 지주사 배치라는 편법을 이용해 기존 호봉제로 진행되었던 SC제일은행의 급여시스템을 연봉제로 바꾸고 구조조정을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진의 도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잠실 전산센터를 매각해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文惠貞 기자>mik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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