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스마트폰뱅킹 표준안 추진

공동개발 … 비용절감 300억원 예상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관련 독자노선을 걷던 하나은행이 방향을 바꿔 타은행들과 함께 공동개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금융협의회 측은 “조만간 하나은행도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모바일뱅킹 공동 표준안 추진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금융협의회는 지난 4월 우리, 국민, 신한은행 등 국내 17개 은행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뱅킹 서비스의 효율적인 시행을 위해 설립한 단체다.

아이폰 출시가 임박해짐에 따라 모바일금융협의회는 내달 내 스마트폰뱅킹 서비스 공동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각 은행은 스마트폰뱅킹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해 내년 3~4월에는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뱅킹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모바일금융협의회에는 가입된 상태다. 하지만 올해 초 계열사인 하나아이앤에스를 통해 독자적으로 아이폰에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프로그램 개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때문에 협의회에서 추진하는 스마트폰뱅킹의 공동 표준안 설립에는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금융협의회 측은 “하나은행의 모바일뱅킹 사업에 큰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독자노선을 걷던 하나은행이 최근 금융결제원을 통해 참여방법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여전히 독자노선을 검토 중이라고 일관했다.

하나은행 측은 “현재 은행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동 표준안과는 별도로 독자 서비스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는 “모바일금융협의회에서 내세우는 공동 표준안은 은행마다 각기 다른 보안과 인증 서비스를 표준화하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은행들이 서로 다른 전산 시스템 아래에서 서비스를 해왔는데 지금와서 스마트폰 때문에 강제로 표준화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에서 스마트폰의 공동 표준안 추진이 현실화될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들이 스마트폰뱅킹 공동개발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비용부담 때문이다.

기존 모바일 뱅킹은 인터넷 뱅킹 지원수준에 불과했지만 스마트폰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예금조회나 이체는 물론 현금결제와 신용카드 기능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폰뱅킹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아이폰, 구글폰, 안드로이드폰 등 각기 다른 OS를 가진 스마트폰에 적용할 시스템을 모두 따로 개발해야 한다. 한 회사당 개발비만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공동개발에 따라 절감되는 개발비용이 3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KT에서 지난 22일부터 아이폰의 예약판매를 실시해 내년 초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뱅킹 시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文惠貞 기자>mika@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