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소액주주 물밑 접촉

산은지주 경쟁자 출현 ‘안갯속’
 
통신계 양대산맥 중 하나인 KT가 BC카드 지분 인수를 위해 물밑 접촉 중이다.

이는 경쟁업체인 SK가 하나금융그룹과 합작 카드사를 설립, 시장 확대에 나선 가운데 산은지주 또한 BC카드 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진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BC카드 대주주인 보고펀드를 비롯해 소액주주인 농협중앙회, 기업, 부산은행 등 은행권 고위층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KT가 2800억원대의 대규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해 BC카드 지분인수자금 확보를 위한 실탄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업계 관측이다.

BC카드의 주주구성은 보고펀드가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의 지분을 인수해 30.68%로 최대주주에 군림해 있으며 이어 우리은행(27.56%), 신한카드(14.8%)가 2, 3대 주주다.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카드는 BC카드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BC카드 매각보다 보유하는 형태가 실질적인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보고펀드에 지분을 매각할 당시 1%의 지분을 남겨뒀다.

주주회원사로써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다.

KT는 대주주와의 협상이 어렵게 전개되자 소액주주인 농협중앙회(4.95%), 국민(4.95%), 부산은행(4.03%) 등을 찾았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KT외에 인수자가 다수 등장한 만큼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KT외에도 보고펀드는 경영권 확보차원에서 지분인수를, 산은지주는 카드사업 진출을 위해 지분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각 은행들은 BC카드 지분을 바로 팔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T는 우리금융지주에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이 지분 매각의사가 없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카드부문 강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비은행 부문 성장기반 강화를 위해 그룹 지분보유 카드사 공동경영을 위한 포괄적 제휴를 추진하고 은행 카드부문 분사를 계획하고 있다.

즉 KT는 지주사와의 제휴를 통해 계열사인 우리은행에 우회적으로 지분매각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인수 경쟁자가 등장한 만큼 KT쪽에서 BC카드 지분매입을 서두르고 있다”며 “적정한 매입가격과 제안조건을 제시하지 않는 이상 지분인수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지난해 하나은행이 보유한 15.83%(69만6520주), SC제일은행의 14.85%(65만3400주)를 주당 14만4000원에 사들였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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