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영업이익 1100억원 축소 보고

국제회계기준 도입 정합성 의문 제기
 
국내 진출한 외국계은행이 또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2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SC제일은행에 이어 HSBC은행 한국지점에서도 편법회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HSBC은행은 2006년 544억원, 2007년 321억원을 당기순이익을 기록,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에는 36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국본점에 보고한 2008년 당기순이익 금액은 2563억원으로 국내 국세청에 보고한 금액과 1100억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에 대해 HSBC은행은 국내회계기준과 국제회계기준 운영상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HSBC 관계자는 “한국의 회계처리기준과 그룹 재무제표시 작성되는 국제회계기준은 금융상품 회계처리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며 “2008년 환율 급등에 따라 장기 고정금리형 예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구조화 예금으로 인해 당기순이익 변동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통상적인 회계운영상의 차이라도 전체 금액에서 10~20%를 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SC제일은행의 사례에서도 보았듯이 당기순이익의 착오, 이익금의 해외 송금 문제에 있어서 문제가 있었다”며 “이미 HSBC는 회계상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008년 당기순이익이 3082억원이라고 영국 본사에 보고했지만 국내에서는 1782억원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외국계은행 중심으로 편법회계 논란이 불고 있는 이유에 대해 국제회계기준 도입시 정보왜곡 현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회계전문가는 “자산재평가, 공정가액평가, 자산손상 등 기존의 규정 중심의 회계제도보다 기업의 재량권과 자율권이 확대된 만큼 기업들은 비용발생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시제도 확대에 저항하거나 공시내용의 구체성에 대해 대외적인 공개의무를 거부하는 현상이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활성화된 구조화 금융상품은 유통시장에서 시장거래가격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경우와 보유자의 주관적 기대가 많이 반영된 자체적 모형가격을 사용하는 경우 정보의 왜곡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견해다.

금융감독원은 HSBC은행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할 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관계자는 “HSBC의 경우 2008년 회계기준으로 봤을 때 시가평가액이 증가해 부채가 상승, 당기순이익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편법적 회계운용으로 투기적 경영을 해왔는지 여부는 조금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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