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 대표, 5대 과제 제시

리스크관리위해 대형화 필수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정유신 대표가 금융투자회사의 발전을 위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지난달 22일 ‘글로벌 금융환경의 변화와 한국형 금융발전모델의 모색’이란 주제로 마련된 세미나를 통해 정유신 대표는 자본시장법 시행 1년에 대한 성과를 되짚어보고 금융투자회사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정유신 대표는 먼저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투자자 보호 강화 등 긍정적인 변화도 있으나 시장의 유연성 제공 및 다양한 금융상품 출현 등 당초 기대했던 변화는 아직 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정 대표는 자본시장법 시행과정에서 대두된 몇 가지 문제점도 지적했다.

대형 증권회사가 출현할 움직임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단계적·제한적 인가정책으로 겸업화의 효과 미지수, 사내 정보차단(차이니스월), 투자자 보호장치 과도에 따른 시너지 창출 및 다양한 상품 출현 제약이 그것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국내 증권사는 여전히 위탁매매 위주의 수익구조, 규모의 취약성 등으로 인해 증시 침체 및 경기 하강 등의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이는 물론 법 시행 초기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자본시장법의 정책 목표 추구에 제약을 받은데도 원인이 있다.

정유신 대표는 이에 향후 금융투자회사의 발전을 위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금융투자업의 대형화 및 전문화다.

특히 금융투자업의 대형화는 다양한 리스크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실제로 국내 4대 증권사의 총 자기자본 규모는 21억달러에 불과하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이보다 훨씬 많은 644억달러에 육박하며 특화된 선진 중소형 전문투자은행도 국내 4대 증권사보다 자기자본이 더 많은 상황이다.

파생상품시장의 활성화도 필요하다.

정 대표는 “파생상품은 글로벌 금융 규제의 일차적 대상이었으나 표준화된 파생상품의 영역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확대를 통해 채권 시장 활성화 및 기업 자금조달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보호 및 전문투자자의 육성 그리고 리스크 관리 능력이 제고돼야 한다.

금융시스템 안정과 금융투자회사의 건전성 강화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표준화, FSB보상원칙의 국내 이행을 위한 금융투자업 모범규준 마련, 유동성 등 건전성 관리 강화방안 모색, 단기자금조달 구조의 개선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의 핵심인 인력의 전문화에 대한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현재 국내 증권산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미국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1인당 순이익도 미국의 3분의 1, 일본의 2분의 1수준이다.

부가가치는 낮은 반면 부가가치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외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이는 저부가가치의 단순 업무인 위탁매매를 수행하는 인력이 과잉 고용돼 있음을 시사한다.

정 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야말로 파생상품시장의 전문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기”라며 해외 전문 인력 확보를 독려했다. 이밖에도 채권시장 활성화 및 국제화 등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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