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속년수 짧아 경영진 견제기능 상실

금융硏 “역할 확대, 독립성 부여해야"
 
국내은행의 CRO(리스크전담 임원) 임기가 평균적으로 짧아 리스크관리 업무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단기업적 경영전략에 따른 리스크관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다른 업무를 겸직해 이해상충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25일 ‘금융회사의 리스크 지배구조 개선’ 심포지엄을 열고 CRO 임기 및 역할 강화 등 독립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국금융연구원 구정한 연구위원은 “금융위기 당시 글로벌 금융회사가 어려움에 빠진 이유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리스크관리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라며 “최고경영자의 과도한 리스크 부담을 적절히 견제할 수 있도록 리스크관리 체계가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 연구위원은 특히 “국내은행의 경우 리스크전담 임원은 CEO 임기에 비해 훨씬 짧은 임기로 인해 직무의 안정성과 연속성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경우 CEO의 평균임기가 3년 정도인 반면 CRO의 평균임기는 17.3개월에 불과하다.

외국계 은행의 경우 CRO 평균임기는 35.5개월이다.

즉 리스크전담 조직의 효과적인 리스크관리 및 경영진과의 독립적인 관계 정립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아울러 구정한 연구위원은 “국내은행 CRO는 대부분 미등기임원이고 리스크위원회 참여 또한 의무화돼 있지 않아 리스크관리와 관련한 전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일부 국내은행의 경우 CRO가 영업 또는 여신 등의 업무영역을 겸직하는 사례가 있어 이해상충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리스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구정한 연구위원은 △적절한 보고체계 확립 △이해상충 방지 △CRO의 장기 근속 유도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략기획, 집행임원의 보상체계 마련, 신규상품 및 비즈니스 승인 등 주요 의사결정에서 리스크가 반영될 수 있도록 CRO 열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CEO의 임기를 명문화하고 해임할 경우 이사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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