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종금…IRA 집중유치, 업계 4위 껑충

교보·NH投證, 알맹이 없는 구색갖추기
 
그룹 내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관련 상반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삼성, 동양종합금융증권 등은 퇴직연금 적립금이 꾸준히 늘어나는 데 반해 교보, NH투자증권 등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특히 지난 2007년 12월경 퇴직연금 사업을 개시한 NH투자증권은 2009년 12월 31일 기준 적립금 1억5000만원을 쌓는데 그쳤다.

이는 2008년 12월 31일 1억원의 적립금에서 5000만원이 늘어난 수치다.

다시 말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의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보증권도 상황은 비슷하다.

교보증권은 초창기 퇴직연금 사업을 도입했지만 여전히 업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6년 12월 퇴직연금 사업자 12개사 중 8위, 2007년 13개사 중 9위에 그쳤으며 2009년에도 15개사 중 11위를 기록하는 등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퇴직연금 관련업계에서는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올해 내 퇴직연금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나돌 정도다.

이에 해당 관계자는 “퇴직연금사업 포기는 없다”면서 “대형 증권사 대비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고객 유치가 어려울 뿐 아니라 HMC투자증권과 같이 계열사 유치 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며 퇴직연금사업 부진 이유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나 사업 부진 이유가 비단 낮은 브랜드 인지도에만 있다고 하기에는 해당 증권사의 인력·전산 등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실제로 퇴직연금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NH투자증권이 3명, 교보증권이 4명인 상태다.

아울러 대부분의 그룹 내 증권사들이 그룹차원의 은행 및 보험 밀어주기 전략에 따라 계열사 효과를 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증권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전혀 계열사 효과를 보지 못했고 삼성증권도 삼성화재 만을 유치했을 뿐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삼성생명과 화재를 사업자로 선정했다.

동양증권 또한 동양투신운용의 일부 퇴직연금을 유치했을 뿐 대부분이 동양생명에 집중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증권사들은 2010년 2월말 기준 적립금이 미래에셋 5007억원으로 1위, 삼성증권 3336억원을 기록해 2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동양증권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그동안 동양증권은 증권사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1월 29일 기준 1640억원의 적립금을 쌓아 5위로 껑충 올라서는데 이어 2월에는 4위(적립금 2285억원)를 기록해 연속 순위를 갈아치우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지점망을 활용해 개인퇴직계좌(IRA)에 강점이 있었지만 그동안 IRA시장이 DC형, DB형에 비해 주목을 받지 못해 저조한 실적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KT명예퇴직 및 공기업 임금삭감 등 특수 상황이 발생하면서 개인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동양증권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IRA형과 DC형이 비슷한 운영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퇴직연금사업에서의 경쟁력을 확고할 계획이다.

이같은 그룹 내 은행 및 보험사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증권사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의 퇴직연금사업은 알맹이 없는 구색 갖추기라는 평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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