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후 인력유출 난무

구관(舊官)이 명관(名官)이란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이전의 관리가 지금의 관리보다 더 낫다는 의미다.

최근 리서치센터장을 전격 교체하고 센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권사를 보면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듯 싶다.

올해 3개월 사이 총 5개 증권사가 리서치센터장을 교체했다.

특히 SK증권은 만 37세의 이동섭 기업분석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파격 승진시켜 ‘최연소 센터장’이라는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SK증권 리서치센터 안팎으로 들려오는 얘기는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 리서치센터 강화를 위해 특별 영입한 한국투자증권 출신의 김학균 팀장이 자리를 옮긴 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대우증권 행을 선택한 것.

이동섭 기업분석팀장을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의 일이다.

모 증권사 센터장은 “김학균 팀장을 시작으로 SK증권에 있는 40대중후반의 기존 인력 이동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같은 분열은 단순히 젊은 센터장 선임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상훈 전 센터장과 달리 SK증권 내부에서부터 실력을 쌓아온 연구원도 아닌데다 영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외부 인력을 리서치 헤드로 삼았다는 데 있다”고 밝혔다.

즉 기존 내부 인력의 사기 저하가 문제라는 것. 이와 관련 업계는 SK증권 리서치센터 인력 추가 유출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말 김학주 전 센터장에게서 바통을 이어 받은 삼성증권 유재성 리서치센터장도 센터 운영이 순탄치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증권의 자동차 등 관련 전문가가 공석인 상태이나 충원이 쉽지 않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에는 유재성 센터장이 직접 나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尹惠鎭 기자>yhj@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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