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금융기관 전략 내걸고 물밑경쟁

지방은행 매각에 지역상공인 참여도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민영화 당사자인 우리금융지주는 예금보험공사 지분 57%를 국민연금 및 거래기업 등에 분산매각하는 방안을 마련, 이해관계자 설득에 나서고 있다.

또 경남은행을 인수하려는 부산은행은 메릴린치를 인수자문사로 선정했으며 광주, 목포, 순천광양, 여수 상공회의소는 ‘광주은행 인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지역 정·관·재계 인사와 접촉 중이다.
 
◆독자생존 방식 ‘올인’한 우리금융
 
이번 민영화에서 우리금융그룹은 사활을 걸었다.

지금까지 민영화 관련 사전조사 및 향후 계획은 지주산하 경영연구실에 전담했지만 이제는 지주 조직 전체로 확대했다.

우리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7%를 국민연금 및 외국계투자자, 거래기업, 우리사주조합 등 분산 매각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예보 지분을 각각 5~10%내 분산 매각할 경우 과점주주체제로 민영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금액은 총 6조1560억원이다.

우리금융측은 충분히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국민연금 전광우 이사장 속내는...
 
결국 우리금융 민영화의 최종 구원투수로 국민연금이 선택되는 분위기다.

때문에 국민연금공단의 전광우 이사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모든 금융인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광우 이사장은 금융위원장 시절 대형은행간 합병 방식인 메가뱅크안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쳐왔다.

따라서 우리-하나금융 통합방식보다 우리금융지주 자체 민영화 방식을 선호, 분할 매각 방식에 적극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전광우 이사장이 우리금융 출범 당시 3년간 전략총괄담당 부회장을 역임한 것도 우리금융지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광우 이사장은 금융산업 발전에 대해 “궁극적인 경쟁력은 체중이 아닌 체력의 문제이며 자산만 합치는 것이 아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가 이뤄져야 한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경남·광주은행 향방은 지역민 손에
 
부산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위해 최근 메릴린치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다.

대구은행도 외국계 투자은행 서너곳으로부터 민영화 관련 자료들을 받아 본격적인 전략 검토에 들어갔다.

전북은행도 광주은행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나 지역 상공인들이 은행의 독자생존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결국 지방은행과 지역 주민간 인수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경상남도 지역상공회의소는 경남은행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김두관 경상남도지사가 “지역은행이 도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상의에서 중지를 모아 달라”고 부탁한 것은 지역 분위기를 대변한다.

광주·전남지역 상공인들도 광주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주, 목포, 순천광양, 여수 상공회의소 등 광주·전남지역 4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은 최근 ‘광주은행 인수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역 정·관·재계 인사 14명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은행을 인수하기에는 1조5000억원 상당의 자금확보가 큰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상공인들은 해당 지역에 공장이 있거나 연고가 있는 대기업들에 인수에 참여할 것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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