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조 행장 당찬 포부 밝혀

서민상품으로 고객유치 나설 것
 
<대한금융신문 =차진형 기자> “조선시대 500년 역사에서 세종대왕은 위대한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왕이란 인재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틀을 만든 태조 이방원의 힘이 컸다”

▲ 기업은행 조준희 행장     © 대한금융신문
기업은행 조준희 은행장<사진>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역사적 인물인 태조 이방원을 거론하며 향후 본인의 역할에 대해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을 100~200년 만들 위대한 능력은 없다”며 “그것은 후배들에게 맡기고 그 후배들이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을 만드는 게 나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백년대계의 실현을 달성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본인을 희생하겠다는 의지가 녹아있다.

조준희 행장은 우수한 인재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향후 정도경영을 실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 행장은 “그동안 기업은행 내의 관습, 관행, 허례허식을 타파하겠다”며 “캠페인 영업문화도 자제해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신입사원들에게 항상 ‘한발자국만 앞서가라, 두·세발자국 앞서가면 죽는다’란 말을 한다”며 “상품도 마찬가지로 한발자국만 빨리 가야지 20년 뒤의 상품을 내놨다간 사기꾼 취급을 당할 수 있다”고 경영철학을 내비쳤다.

실제 조준희 행장은 최근 조직을 개편하면서 은행장 직속으로 미래기획실을 만들고 상품개발부서도 새롭게 구축했다.

이같은 행보는 제대로된 상품을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뜻이다.

조 행장은 “유토피아는 중산층이 많은 사회다. 잘사는 사람만이 높은 금리를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며 “서민층에게 오히려 높은 예금금리를 제공하고 이같은 상품을 개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기존 경영방침을 유지하지만 정부, 국회 등과 조율도 필요하고 시장상황을 봐가면서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조준희 행장은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중은행간 경쟁을 위해 무리하게 점포를 늘리지도 않겠다”며 “인력수급도 안되는데 무리하게 늘리면 향후 닥쳐올 위기에 대응속도가 느리다.
 
CEO는 심플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기업은행은 50년만에 첫 공채출신 행장을 탄생한 데 이어 첫 여성 임원인 권선주 부행장도 배출했다.

기업은행 1만1000명 직원 중 여성 직원은 47%였지만 그동안 여성 임원 출현은 없었다.

기업은행의 신선한 변화가 향후 금융시장을 어떻게 주도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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