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폭풍성장

최고경영진 기업인수 전문가 포진
 
▲ 산탄데르 은행의 지역 및 사업부문별 이익기여 구조     ©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 산탄데르는 자국 대형은행, 신흥국 소형은행, 신흥국 대형은행, 선진국 소형은행, 선진국 대형은행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인수·합병을 통해 불과 20년 사이에 평범한 은행에서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했다.

1857년에 설립된 산탄데르는 1994년 자국(스페인)의 은행인 바네스토(Banesto) 인수에 이어 1999년 센트럴 히스파노 은행(Banco Central Hispano)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스페인 최대은행으로 등극한다.

이후 산탄데르는 2000년 브라질의 바네스파(Banespa), 칠레의 산티아고 은행(Banco Santiago)과 합병해 라틴아메리카의 선두은행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때까지 산탄데르는 포르투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폴란드 등 진출한 해외 국가는 많았지만 국제적 명성은 높지 않았다.

원인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세계 금융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산탄데르가 세계적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공략한 대상은 미국이 아닌 영국이다.

2004년 당시 영국 5위 은행이던 애비 내셔널(Abbey National)은 오랜 전통을 지닌 소매은행이었지만 투자 실패 이후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산탄데르는 애비 내셔널을 164억 달러에 인수하며 단숨에 세계 10대 은행 반열에 올랐다.

영국 진출을 계기로 산탄데르는 유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갔다.

2007년 네덜란드 최대은행인 에이비엔 암로(ABN Amro)를 RBS와 공동으로 인수하고 오스트리아 GE머니, 영국의 GE카드 등의 사업권을 획득했다.

아울러 2008년에는 자금난에 시달리던 영국 얼라이언스 앤드 레스터(Alliance and Leicester), 브래드퍼드 앤드 빙리(Bradford and Bingley) 등 소매금융 부문을 잇따라 인수하며 초대형 글로벌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산탄데르가 금융위기 중에도 선진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확장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매금융에 치중한 영업, 즉 전통적인 대출 위주의 영업을 고집한 덕분이다.

증권화 자산을 많이 보유하지 않았던 산탄데르는 전세계를 흔들었던 서브프라임 폭풍에서 벗어나 있었고 경영난에 시달리던 글로벌 금융기관을 낮은 가격으로 쉽게 인수할 수 있었다.

또 산탄데르는 최고경영진에 기업인수 전문가를 다수 포진해 주요 의사결정 체계를 중앙집권적으로 단순화했으며 현지은행 인수·합병시 리스크관리와 회계, 감사 등은 반드시 본사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이밖에도 산탄데르의 성장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숨어있다.

산탄데르는 현지 경영인에게 영업을 전적으로 일임해 경영인의 근로의욕을 고취시켰으며 멕시코, 브라질 등 비교적 안정된 국가에서는 현지 브랜드와 본사 브랜드를 혼용하고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서는 철저하게 현지 브랜드만 사용하는 등 현지 사정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시행했다.

이같은 전략으로 산탄데르는 현재 37개국에서 1만3660여개의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영업망이다.

사업부문면에서는 7대 3으로 상업은행 부문의 이익기여도가 투자은행 부문보다 높다.

지역적으로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60%)과 남미(37%)에 집중돼 있으며 최근 미국의 소버린은행(Sovereign Bank)을 인수하며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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