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일제히 IT시스템 점검

보안 강화 솔루션 도입도 검토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사태로 전 금융권이 보안 정비에 나섰다.

가장 긴장한 곳은 캐피탈 회사들이다. 시장점유율 1위인 현대캐피탈의 이번 사태가 캐피탈업계 전체의 불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주 아주, 신한, 롯데캐피탈 등은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긴급 점검을 실시했다. 카드업계, 은행업계도 IT 및 보안전담 인력을 추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또는 홈페이지에 사이버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백업센터도 상시 운영할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사태는 전 금융권의 전산 보안체제 현주소를 되짚어보게 하는 자극제가 됐다. 보안장비가 다소 부실했던 캐피탈업계엔 보안솔루션 구입도 감행하게 만들었다.

이전 캐피탈업계는 비싼 보안 솔루션을 구입하는데 호의적이지 않았다. 전산 관리 인력이 태부족은 물론 솔루션 구입을 위한 예산도 변변치 않았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업계는 고객의 신용이 노출될 경우 타업권에 비해 피해규모가 크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온라인 거래시 사용하는 아이디, 비밀번호에도 보안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가 유출된 현대캐피탈 고객은 전체 180만명의 24%인 42만명이며 이 가운데 36만명은 이메일도 해킹됐다. 개인대출 상품인 프라임론 패스카드의 번호 및 비밀번호가 유출된 고객은 1만3000여명에 달한다.

앞으로 피해 고객들의 집단 소송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에 청구될 배상금액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8년 9월 GS칼텍스 고객정보 유출 사건에서도 4만여명이 4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불법 해킹의 기술도 진화하고 있어 정보가 유출될 경우 정보를 지키지 못한 회사가 배상해야 할 규모도 증가한다”며 “보상금으로 많은 돈을 허비하기 전에 안전한 보안장비로 고객들의 정보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namy@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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