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태 이후 자산운용처로 재부상

중소사 투자확대 조짐…고수익 기대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저축은행들의 수익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부실채권(NPL; 무수익여신) 투자에 저축은행들이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투자가 30% 이하로 제한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저축은행에게 NPL 투자는 매력적인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중소저축은행이 새롭게 NPL 투자에 기웃 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NPL 투자가 아무래도 튼튼한 금융사들이 가지고 있던 채권을 사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부실이 났다 하더라도 손해 보지 않는 쏠쏠한 투자수단”이라며 “많은 저축은행들이 NPL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재 NPL 투자에 적극적인 곳은 현대스위스, 솔로몬, 토마토, 한국, 진흥, 모아, 신라 등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NPL 투자를 사업영역에 포함시키는 것을 적극 검토하는 저축은행도 감지되고 있다.

NPL이란 부실대출금과 부실지급보증액을 합친 것으로 일반적으로 금융회사의 부실채권을 뜻한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사들의 NPL을 몇몇 저축은행에서 헐값에 사들였다. 이후 카드사들의 경영정상화가 이뤄지면서 애물단지였던 NPL들이 엄청난 수익을 올려주는 황금알로 변신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대란 당시 10%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사들였던 카드사 NPL이 현재는 60% 이상의 수익을 내는 알짜 수익원이 됐다”며 “카드사 부실채권 약 500억원 중 170억원 정도를 한국저축은행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은 NPL 투자 차익으로 3월 실적이 흑자 전환됐다.

업계는 최근 NPL매각을 실시한 한국저축은행의 행보에 대해 대손충당금과 후순위채권 등에 대비한 자금마련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충당금 적립 등 여러 이유로 보유중인 카드사 NPL을 매각했다”며 “이로 인해 3월 실적에서 흑자를 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PF에 전력투구해오던 저축은행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NPL투자가 저축은행업계의 새로운 출구전략으로 작용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s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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