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S 전략으로 서민금융사 역할 제고

▲ 금호종합금융 오규회 사장     © 대한금융신문

내부조직 효율화 및 틈새시장 강화
 
<대한금융신문=이남의 기자>종합금융사의 황금기였던 1990년대.

당시 종금사는 기업금융 전문 금융기관으로서 국제적 신용도가 부족한 은행들을 대신해 외자를 조달하는 역할을 했다.

1975년 관련 법률 제정 당시 총 6개 외국 금융기관과의 합작사가 있었으며 1990년 신용대출 도입 이후 40여개로 늘어났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속속 퇴출됐으며 현재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동양종금증권의 종금업 라이선스가 만료됐고 메리츠종금증권과 금호종금만이 종금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처럼 대폭 위축된 시장에서 유일하게 전업사로 남아 있는 금호종금 오규회 사장<사진>을 만나 종금시장에서의 생존 전략을 들어봤다.
 
-국내 유일의 종금사 대표로 취임한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지난 7월 금호종금에 취임한 이후 종금업이 처한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연구해왔다.
과거 종금사들이 영위하던 종금업 일부는 은행, 증권에 편입됐으며 현재 종금사는 도태되기 쉬운 구조로 전락했다.
또한 부동산 PF대출에도 참여했기 때문에 부실대출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하는데 애를 먹고 있으며 기업등급도 하락해 2분기까지 적자실적을 냈다.
하지만 지난 9월 충당금 적립을 완료했고 AIG 빌딩 관련 잔여 지분 매각도 완료될 계획이기 때문에 3분기에는 흑자 전환도 노려볼만 하다.
앞으로는 외형확장을 위한 사업 확대보다는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하고 내실안정을 먼저 생각해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취임 후 적극 변화시킨 게 있다면.
취임 후 경비절감을 위해 가장 먼저 내부구조를 손봤다.
어느 기업이나 인력구조가 역삼각형인 곳은 부작용이 잠재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기존 11명이던 임원을 5명으로 축소하고 임원들에게 제공하던 운전기사들을 모두 없앴다.
먼저 나부터 자가운전으로 출퇴근하고 있어 다른 임원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과거 미국에서 법인장으로 있을 때도 자가운전으로 출퇴근했었다.
우리나라는 어느 정도 자리에 오르면 그에 맞는 품위유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는 금융기관에 근무한다면 개인의 사욕은 접어야 한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변화에 당황했지만 적응하고 동참하고 있다.
또한 기존 고정됐던 부서 책임자들을 순환보직 형태로 변경했다.
각 부서 직원들끼리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격려하고 회의를 진행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금호종금이 추구하는 경영이념, 사업방향을 소개한다면.
최근 회사의 경영이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슬로건을 제작했는데 바로 ‘3SIB-Small, but Strong & Solid IB’이다.
이는 ‘작지만 강하고 단단하게’라는 의미로 종금사 설립 당시 추구했던 이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과거 종금사들은 기업금융전문 금융기관이라는 설립취지를 잊은 채 대규모 수익을 내는 신용대출에 몰두, 사채시장 양성화를 위해 설립했던 투자금융사와 경쟁하면서 연쇄 부도라는 지경에 이르렀다.
만약 종금사가 본연의 역할을 유지했다면 금융시장에 현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금사는 서민·중소기업을 위한 종합금융을 다뤄야 한다.
은행, 증권사들이 큰 기업, 신용이 좋은 고객을 상대로 금융거래를 원활히 유치한다면 종금사들은 중소기업과 서민을 위한 종합금융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최근 금호종금은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다이렉트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역센터를 설치했다.
지난달 본점이 위치한 광주, 목포에 센터를 설치했으며 서울, 강남에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종금사 마지막 주자로서 포부를 밝힌다면.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대형 종합금융투자사(IB) 설립에 길을 열어주면서 종합금융업의 중요성이 재해석되고 있다.
전반적인 금융을 아우르는 종금업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3조원을 갖춰 대형IB로 나설 경우 기업대출 업무 등 종금업을 위협해 올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기업금융시장이 활성화 할 것으로 기대하고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계획이다.
대형IB가 큰 덩어리의 기업금융을 한다면 금호종금은 중소기업 금융거래를 활성화하고 서민목돈 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CMA 등에 다양한 서비스를 넣을 방침이다.
과거 배불리 수익을 탐했던 치욕의 역사가 있었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온전한 종합금융업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보다 구체적인 전략과 대안으로 새 시대를 맞이할 계획이다.

namy@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