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발급기준 시행 앞서

사내 캠페인까지 걸며 압박

오는 8월 예정된 신용카드 발급기준 강화를 앞두고 카드사들의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이 성행하고 있다.

심지어 본사 직원에게 시책(캠페인)까지 걸면서 회원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하나SK카드, 외환카드 등은 최근 본사 직원에게 캠페인 명목으로 지인카드 발급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카드는 성과체제 반영을 미끼로 본사 직원들에게 수 십장의 카드모집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입사 이래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적이 없다”며 “말이 좋아 캠페인이지 강요나 다름없다. 성과에 반영한다는 소리에 지인들에게 어쩔 수 없이 부탁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어 그는 “영업사원이 아닌 직원들은 고객에게 사은품 제공이나 연회비 면제를 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본인 사비까지 털어 연회비 조건을 충족시키며 발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회사 측에서 직원에게 요구하는 1인당 발급장수는 과장급 기준 10장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춤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제로카드’ 활성화를 위한 강압적 시책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한 최근 한솥밥을 먹게 된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도 각각 사내 카드발급 캠페인을 통해 경쟁이라도 하듯 회원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원 수가 적은 이 두 회사는 직원 1인당 발급장수를 과장급 기준 30장 내외, 부장급은 최고 50장까지 발급해오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외환카드가 한 달간 시책을 걸며 카드발급에 집중하더니 이번에는 하나SK카드가 시책을 걸었다”며 “주로 발급되는 카드는 최근 주력으로 내놓은 ‘2X카드(외환)’와 ‘클럽SK카드(하나SK)’며 발급장수에 따라 직원들의 성과에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업계에서는 하나금융지주 측에서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경쟁을 부추겨 양적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오가고 있다.

이어 그는 “오는 8월부터는 신용 7등급 이하부터 카드발급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재 3사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카드사들이 회원 늘리기에 열을 내고 있다”며 “이 같은 무차별적인 카드발급은 허수 늘리기에 불과하고 휴면카드를 늘어나게 하는 것은 물론 차후 카드사들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금융당국의 카드 발급기준 강화에 따라 오는 8월부터 신용 6등급 이내의 만 20세 이상부터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으며 7등급 이하는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게 된다.

업계 분석결과 카드사들은 정책 시행 후 7등급 이하에 속하는 680여만명의 잠재고객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ssun@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