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조직 60% 이탈 핵심지점 휘청

본사직원 파견 등 영업직 단속 비상령 발동

<대한금융신문=장승호 기자> AIA생명을 향한 몇몇 생명보험사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상도의(商道義)를 운운하는 대표적 단골 메뉴인 설계사조직 빼가기가 도를 넘어서고 있어서다.

하나의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힘들 정도로 쑥대밭을 만들어버리는 AIA의 행동에 경쟁사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동안 공들인 우수 영업인재가 하나둘 빠져나가면서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기둥까지 넘어갈 위기에 처한 지점도 있다. 안심했던 공든 탑이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시동을 건 AIA생명의 ‘설계사 스카우트전’이 식을 줄 모르고 과열양상으로 치닫자 경쟁 보험사들이 전전긍긍하며 속을 태우고 있다.

우수 영업조직 이탈 방어에 가장 애를 먹고 있는 곳은 현재 메트라이프생명이다.

AIA생명은 지난 5월부터 메트라이프생명 우수 영업조직을 타깃으로 스카우트를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파격적 판매수당 보장 등 AIA생명의 달콤한 유혹에 회유된 메트라이프 설계사는 1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메트라이프 최대 지점인 ‘마리엘’의 조직 250명 가운데 150명 가량이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타격으로 지점의 존폐가 거론될 정도다.

실제 설계사의 무더기 이탈로 올해 지점이 없어진 곳이 있다. ING생명 청주지점이 그 곳이며 AIA생명은 지난 4~5월 ING생명 소속 설계사 사냥을 끝낸 바 있다.

AIA생명의 집중공략 타깃이 된 두 회사는 대졸 남성 중심의 설계사 조직을 자랑한다.

이처럼 메트라이프생명은 그간 공들여 특화조직으로 키워온 설계사조직이 크게 흔들리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사태 수습과 추가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해 각 지점에 본사 직원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혹의 손길이 있는 곳으로의 메트라이프생명 설계사 이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메트라이프생명의 상품 및 판매정책이 저축성 중심에서 보장성으로 급선회함에 따라 수수료 수입 등을 고려한 설계사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2004년 국내 최초로 변액유니버설보험(VUL)을 출시하는 등 변액상품 판매 일변도였던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암보험 출시를 비롯해 올해 치매간병보험, 아이사랑 첫보험 출시 등 상해, 건강보험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정책에 따라 신계약 가운데 보장성이 50%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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