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FRS 적용으로 준비금 쌓은 탓

 

하반기 1100억원 가맹점수익 감소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최근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의 순익 통계방식으로 곤욕을 치렀다. 작년대비 순익이 늘었는데 부가서비스 혜택을 줄이며 엄살을 피운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금감원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른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141억원으로 지난해 6821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반면 카드사들은 올 상반기 카드사 실질 당기순이익이 39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오히려 37%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하반기에는 신 가맹점 수수료 도입 등으로 약 1100억원의 수익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며 건전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카드사의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도입된 K-IFRS에 근거한다. 이를 도입하면서 추가로 쌓은 대손준비금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

지난해 금감원은 카드업계에 IFRS를 도입함과 동시에 대손충당금과 별개로 대손준비금을 쌓으라고 명했다. IFRS는 발생손실을 기준으로 대손충당금을 쌓기 때문에 건전성이 우수한 카드사에게는 무용지물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지난해 상반기 5548억원(전업계 7곳 기준)의 대손준비금으로 쌓았고 이를 자본으로 계상, 순익 계산에서 제외시켰다.

하지만 금감원 통계시스템은 이같은 과정을 무시하고 종전대로 대손준비금을 순익으로 포함시켰다.

한 예로 삼성카드의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875억원, 하지만 1254억원을 대손준비금으로 쌓았기 때문에 실제 순익은 2129억원이 된다. 올해는 총 6909억원의 수익을 기록했지만 여기서 에버랜드 지분매각 5350억원을 제외하게 되면 총수익은 1559억원이 된다.

결국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2129억원, 올해 상반기는 1559억원으로 사실상 순익이 감소한 셈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게다가 현재 카드업계는 12월에 신 가맹점 수수료제가 전격 도입으로 연간 8739억원 이상의 가맹점수수료수익 감소 예상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건전성 강화이유로 준비금을 지시했고 카드사들은 명령에 따른 죄 밖에 없다”며 “삼성카드에 경우 준비금이 너무 많다며 4억원을 올해 돌려받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금감원 통계시스템은 카드사들의 실질 순익과는 거리가 있다”며 “조만간 나올 수정보고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준비금 및 법인세 부분이 조정돼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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