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 기술, NFC 제치고 새로운 시장흐름 선도

기존 결제 경험 그대로 유지하며 틈새시장 공략

<대한금융신문=문혜정 기자>NFC가 표준으로 여겨졌던 모바일 결제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스타벅스가 전세계 매장의 모바일 결제 사업자로 선정한 ‘스퀘어(Square)’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설립 3년 차인 이 벤처기업이 어떻게 초대형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어떤 기술적인 지식이나 행위 없이 얼굴을 보이거나 이름만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극대화된 단순함과 편리함’에 있다.

◆트위터 창업자 설립, 3년 만에 연 결제 100억달러 넘어

모바일 결제의 차세대 표준으로 각광받던 NFC는 별도의 결제 인프라 구축 부담과 낯선 기술에 대한 거부감으로 예상보다 확산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전세계 상점 중 NFC 결제 상점은 2%에 불과하며 지난해 NFC폰 사용자 중 결제 경험이 있는 사용자도 2% 안팎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NFC 확산이 지연되는 사이 판매자의 인프라 구축 부담을 줄이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직접 POS(실시간 매출을 기록·관리하는 솔루션)로 활용하는 모바일 POS가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스퀘어는 이 모바일 POS의 선두주자로 모바일 결제시장 확산의 팁핑 포인트(Tipping Point)로 주목받고 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스퀘어는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벤처기업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엄청난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연 결제규모는 지난해 20억달러에서 올해 100억달러로 급증했으며 현재 총 이용자 수는 3500만명에 육박한다. 기업 가치 또한 2억4000만달러에서 32억달러로 13.5배 상승했다.

스퀘어는 지난 2010년 스마트폰에 소형 카드 리더기를 꽂으면 바로 카드결제 환경이 구축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리고 중소상인을 중심으로 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당시 NFC 사업자를 비롯한 기존 모바일 결제 사업자들은 모바일 카드나 전자지갑 등 주로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에 주력했다. 하지만 스퀘어는 결제 생태계의 다른 축인 가맹점, 특히 수수료 부담 등으로 카드 결제를 제공하지 못하는 중소상인에 집중했다.

스케어는 미국 소매업자 2700만명 중 3분의 2가 높은 수수료 부담으로 카드 결제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에 주목하고 결제 수수료를 2.75%로 기존 카드 수수료보다 낮게 책정했다. 또한 단말 설치비, VAN사와 약정 계약료, 월정액 등 모든 가맹점 등록비를 무료로 제공했다.

결제 프로세스도 대폭 단순화해 가맹점들은 아이패드와 전용 앱 설치만으로 과거 대형매장에서만 가능했던 POS 기능과 다양한 고객관리 솔루션까지 제공받아, 이를 통해 고객별 통계관리와 단골고객 관리, 이벤트 정보 알림까지 챙길 수 있게 됐다.

◆GPS·앱 활용해 사전주문…고객 대기시간 줄여줘

그러나 이런 틈새시장 공략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스퀘어는 올해 결제를 위해 스마트폰도 꺼낼 필요가 없는 새로운 기술을 출시하며 대형 글로벌 기업까지 사로잡았다.

올해 출시한 앱 결제 방식의 ‘Pay with Square’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 기존에 등록된 고객정보와 위치정보를 활용해 이름 확인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다.

예를 들어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전용 앱을 실행하면 GPS를 통해 원하는 매장이 검색되고 고객은 매장에 들어서기 전 사전 주문을 할 수 있다. 고객이 매장에 들어와 이름을 대면 판매자는 단말기에 설치된 판매자 전용 앱을 통해 고객 프로필 및 주문 정보를 확인한 후 클릭해 결제를 완료한다. 이때 할인쿠폰 또한 자동 적용된다.

스타벅스가 주목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스타벅스는 미국 7000여개 매장에 얼굴과 이름 확인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스퀘어 서비스를 도입함으로써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여 새로운 결제 경험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퀘어의 창업자 잭 도시는 ‘Pay with Square’를 출시하며 “고객은 거기에 담긴 기술이 무엇인지 전혀 알 필요가 없다. 심지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아도 된다. 단지 어떤 상품을 원하고 얼마인지 알고 있으면 결제는 완료된다”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 성민현 연구원은 스퀘어의 성공요인에 대해 “NFC 등 차세대 결제수단으로 각광받는 서비스들이 별도의 인프라 구축으로 전혀 다른 결제 경험을 시도했다면 스퀘어는 초기 카드 리더기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신용카드 등 기존 카드 결제 경험을 유지시킨 것이 시장 장악에 주효한 요소로 작용했다”며 “동시에 결제 생태계의 다른 주요축인 중소상인들에게 낮은 수수료와 단말 구축 비용 제거 등의 혜택을 안겨줌으로써 초기 시장진입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