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수입 증대 차원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일본 금융회사들이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계 종합금융그룹 오릭스는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자산운용사인 로베코 NV를 26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로베코 NV는 지난해 말 기준 2410억달러의 관리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유럽지역에서 펀드를 판매하고 있는 자산운용사이다.

오릭스는 로베코 인수를 통해 비교적 소규모로 운용 중인 자사의 대고객 관리자산(115억달러) 비중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오릭스는 로베코의 우수 운용인력이 다른 금융회사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쓰비시UFJ 신탁은행은 영국의 에버딘 에셋 매니지먼트(Aberdeen Asset Management)에 투자해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이머징마켓 펀드를 조성해 일본에서 판매 중이다.

스미토모 신탁은행도 자회사인 니코 자산운용사를 통해 틴덜 인베스트멘트 오스트레일리아, 틴덜 인베스트먼트 뉴질랜드, DBS 에셋 매니지먼트를 인수했다.

스미토모 신탁은행은 호주의 틴덜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틴덜과 자회사 니코의 상품을 일본과 호주의 고객에게 동시 판매할 계획이다.

이처럼 일본 금융회사들이 해외 자산운용사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디플레이션으로 쌓인 가계 금융자산을 투자상품으로 유도해 수수료 수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은 지난해 말 16조달러에 육박하고 있지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 국내 예금에 묶여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엔저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은행예금 실질수익률의 악화마저 예상되고 있다.

실제 일본 은행 관련 금리는 단기대출금리(loan rate) 0.3%, 콜금리(Call rate) 0.087%, 보통예금 금리 0.02%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대부분 마이너스 실질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 금융회사들은 예금이자 수익의 한계를 자산운용부문의 확대를 통한 수수료 수입으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들도 저금리에 따른 수익률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해외에 자산운용사를 직접 설립하기 보다는 투자 노하우와 브랜드 가치를 보유한 운용사를 인수하고 우수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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