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최근 국내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사이버 보험에 가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험중개업체 마쉬(Marsh)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업의 사이버 보험 가입률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75.5%로 가장 높았으며 교육기관 72.2%, 금융기관 32.3%로 그 뒤를 이었다.

사이버 보험이란 데이터 손실, 해킹,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발생한 매출 손실을 보상해주는 것으로 손실액뿐만 아니라 고객 정보 유출 시 소송 처리 비용, 사고조사 관련 비용 등도 보상받을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애플(Apple), 페이스북(Facebook),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JP Morgan Chase) 등의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사이버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 3월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DOS(Denial of Service) 공격에 의해 웹페이지 운영이 중단된 바 있다.

현재 미국 내 사이버 사고 피해가 늘어나면서 기존 IT 담당자들에 한정되던 위기의식이 경영진 및 전체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258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사이버 사고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다는 응답이 85%에 달했다. 이는 기업의 자산 또는 투자 손실을 걱정한다고 응답한 비율 보다 높다.

실제 미국에서는 사이버 보험 미 가입 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사이버 보험 가입비용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지속적인 보험요율 조정과 다양한 보험사들이 사이버 보험을 내놓으면서 가격경쟁이 이뤄진 탓이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미국의 사이버 보험료 가격 변동률은 1% 미만으로 이는 글로벌 보험사들의 치열한 상품 경쟁, 풍부한 자본 확충 등에 따른다.

또한 최근 100만명 이상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경우 배상의 책임이 없다는 주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보험사들은 기존 사이버 보험의 가입 범위 및 보험요율을 조정한 바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사이버 보험 상품의 적극적인 출시와 이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국내 30여만개 기업 중 사이버 보험 가입 기업은 500여곳에 불과하다. 이는 국내 사이버 보험 시장이 아직 초기 형성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회사들은 적극적인 상품 개발과 보험요율 인하, 기업 및 금융회사의 보험 상품 활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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