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뱅킹 확대에 관계 느슨해져

맞춤형 서비스 등 개선 노력 필요

<대한금융신문=염희선 기자> 영국은행들도 자국민들에게 신뢰를 잃고 있다.

최근 엑센쳐(Accenture)의 영국·아일랜드 고객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행의 신뢰도 및 투명성, 공정성 등에 대한 고객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은행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011년 45%에서 2012년 40%로 감소했지만 주거래 은행을 전환할 수 있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동안 11%에서 15%로 증가했다.

특히 18~24세의 젊은 고객은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전년대비 10% 이상 하락해 가장 두드러진 충성도 저하 현상을 보였다.

더불어 지난해 하반기 은행에 대한 고객 민원제기 건수도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이러한 고객의 충성도 하락 원인은 모바일뱅킹이 확산되면서 은행과 고객 간 심리적 거리가 멀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아일랜드의 은행 채널별 이용률의 경우 인터넷, 지점 방문, 전화 이용 비중은 정체하거나 감소했지만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2010년 10%에서 2012년 22%로 두 배가 증가했다.

더군다나 최근 잇따른 은행 신뢰하락과 규제 완화로 은행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늘어 주거래은행 교체 가능성마저 계속 대두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초 바클레이즈, RBS 등 대형은행의 리보조작 사건으로 은행 이미지가 실추되면서 기존 거래은행의 금융상품을 우선 구입하는 고객 비율이 2011년 12%에서 지난해 8.5%로 추락했다.

또한 영국 금융상품 가격 비교 사이트인 유스위치(uSwitch)에 따르면 지난해 7월 RBS는 전산 오류로 거래 불편이 증가하면서 타행으로의 계좌이동이 15% 가량 급증하기도 했다.

여기에 또다른 악재가 등장했다.

오는 9월부터 금융개혁법 시행으로 당좌계좌의 은행 간 이동이 자유화되면서 고객의 은행계좌 이동이 더욱 쉬워진 것.

하나금융경연연구소 관계자는 “모바일 채널은 비용이 저렴하고 사용자 편의성이 높지만 단순하고 정형화돼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형성에는 불리하다”며 “고객을 쉽게 획득할 수 있지만 동시에 고객이 쉽게 이탈할 수 있는 만큼 고객 충성도 제고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관련 기업과의 제휴를 통한 고객 리워드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고객 충성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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