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 낭비”등 온갖 잡음 무성

최근 한빛은행이 무려 33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화보책을 전직원에게 일일이 배포했다.

다름아닌 화합을 기치로 한 한빛백두대간 대장정에 대한 백서(?)가 그것이다.

70여쪽에 이르는 총천연색 화보와 직원들의 산행기 등이 담겨 있는 이 책을 내부 직원들은 백두대간 백서라고 부른다.

하지만 책을 배포한 이후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직원들의 목소리는 대략 이렇다.

굳이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까지 전직원에게 책을 나눠 줄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차라리 점포 또는 부서별로 1권 내지 2권 정도만 비치해 돌려 보거나 객장을 찾은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림직했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쓸데 없이 돈을 낭비했다는 게 대다수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런 일로 인해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은행이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욕을 먹게 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은행측에 따르면 이 책을 만드는데 소요된 돈은 5000만원에 조금 못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직원은 하반기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위해 영업점에서는 한 푼이라도 아끼고 있는데 오히려 본부는 돈을 버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000만원을 벌기가 얼마나 힘든 줄 아느냐고 기자에게 되묻기까지 했다.

아예 어떤 직원은 내실은 외면하고 외부에 알리는 것만 추구해 온 결과물의 하나라고 비아냥거렸다.

은행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실추된 이미지와 사기 저하를 타개하기 보다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거의 모든 직원이 참가한 한빛의 백두대간종주는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피날레 행사와 성공을 축하하기 위한 백두산·한라산 등정을 포함 1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돈이 오로지 사기 진작과 이미지 제고를 위해 투입된데 이어 책을 나눠주기 위해 또 수천만원이 보태진 것이다.

일부에선 특히 백두대간 백서라 일컫는 이 책을 용비어천가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이 모두가 내부 직원들의 목소리란 점이 비판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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