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유층 신수익원 부상

 
국내 은행들도 시장 진입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중국 부호들이 은행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돈은 많았지만 안정투자만을 원했던 그들이 수익 마진과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프라이빗뱅킹(PB)도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중국 내 은행은 물론 한국은행까지 PB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급증하는 PB 관리 자산
다국적 컨설팅회사인 맥킨지(Mckinsey)에 따르면 2015년 아시아지역 PB 관리자산 증가율 추정치가 129%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북미지역의 25%와 유럽지역의 13%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특히 아시아지역 PB 관리자산의 절반은 중국 부호들이 차지하고 있어 시장에서의 중국 부호 위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맥킨지는 보고서를 통해 2012년 중 아시아지역 PB의 수익마진이 17%를 기록해 전년대비 6%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동 기간 중 북미지역의 수익마진은 30%에서 32%로 2% 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고 서유럽지역의 수익마진은 24%에서 23%로 오히려 1% 포인트 하락했다.

중국 부유층 투자자들이 PB 신수익원으로 급부상한 이유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중국 부유층들의 투자성향 변화다.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사태 이후 중국 부유층들은 한 상품에 집중 투자하기를 기피했으나 최근 금융시장 안정 등은 배경으로 이러한 위험기피 성향이 완화되고 또 복수 계좌의 관리에 적잖은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두번째는 최근 부유층 투자자들이 은행을 낮은 수수료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중개업자로만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자산관리를 위해 요구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상담자로 인식하는 성향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골드만삭스의의 경우 2012년 중 아시아지역의 PB 관련 수익에서 자문서비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3~4년 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은행들의 영업전략 변화다. 은행들이 위탁한 관리자산이 많고 서비스 이용이 빈번한 고객일수록 보다 다양하고 강도 높은 이익창출 기회를 제공하는 전략이 중국 부유층 투자자에게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은행들은 충성도가 높은 고객일수록 보다 많은 대출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상위 고객에 대해서는 트레이딩 담당자, 유명 경제학자, 최고경영책임자(CEO) 등과의 만남도 주선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한 명의 PB전문가는 대략 30명의 전달고객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들 고객들은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최상위 고객이 되려고 하는 유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韓은행 중국 PB시장 진출
한국 은행들도 중국 PB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하고 너도나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하나은행과 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중국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이들의 국내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개인자산관리(PB)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기업은행은 국외진출 기업 임직원 등 중국 내 장기 체류자의 국내 자산관리 및 재테크 등 PB 서비스를 위해 톈진에 있는 중국법인에 PB 전문인력 1명을 파견한 상태다.

기업은행은 “중국 진출 기업은 해마다 늘고 있는 반면 해외 파견 임직원에 대한 자산관리 서비스는 전무한 실정”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기업은행이 진출한 다른 국가로도 PB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 중 중국 내 PB 영업이 가장 활발하다.

부호들을 노린 PB 상품을 출시했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계 은행 중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PB 영업을 넓히고 있다.

이는 김종준 행장의 의지도 한 몫한다. 지난 한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도 하나은행의 장점을 살려 PB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PB 사업모델은 최소한 3~4년에 걸친 재무생활에 대한 종합 자문 및 관리 서비스 제공에 기초할 때 고객수요 충족과 적정수익 확보가 가능해진다는 특징을 갖는다”며 “향후 아시아 PB 시장에서는 주거래 은행 집중현상이 가속화되고 인수합병 등을 통한 시장재편이 진행되며 중국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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