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렌 vs 서머스 vs 콘 삼파전

선임자에 따라 충격파 다를 듯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세계의 관심이 지금 Fed(미국연방준비제도) 의장 선출에 쏠려있다. 약 8년 간 의장석을 지키던 버냉키가 연임을 하지 않겠다(현 버냉키 의장은 2014년 1월 31일 임기 만료)고 선언하면서 누가 차기 의장이 될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

해외 언론들은 각종 서베이와 인터뷰 등을 분석하며 유력 후보를 점치고 있다. 그중 유력한 후보는 셋. Fed 부의장 자넷 옐렌과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그리고 다크호스로 부상한 전 연준 이사회 부의장 도널드 콘이다.

그 중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옐렌과 서머스다. 두 후보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도 엇갈린다.

최근 포춘은 ‘옐렌은 학계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정치적 인맥 등이 선출에 가장 큰 영향을 줘 서머스가 유리하다’고 보도했으며 루비니는 ‘서머스가 옐렌보다 통화정책을 더 잘 관리할 것으로 예상되나 연준 정책을 시장에 전달하는 역할은 옐랜이 유력하다’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성장과 고용을 중시하는 저돌형 옐렌
옐렌에 대한 언론들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연준 이사회 위원 및 부의장 등을 거치면서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과 금융위기 전 주택버블을 경고하는 등 우수한 경제 예측력을 가장 인정받고 있다.

실제 월스트리저널이 연준 이사진 및 지역 연은 총재 등 정책 결정자 14명의 2009~2012년까지 경제성장 물가 실업률 등 관련 발언 700여건을 분석한 결과 옐렌 부의장 예측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녀가 Fed 의장이 될 경우 현재 버냉키 의장의 통화정책 노선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연내 양적완화 축소, 실업률 7% 이하로 하락할 때 양적완화 종료, 실업률 최소 6.5%까지 하락할 경우 금리인상 시작)된다.

다만 옐렌은 다른 FOMC 위원들보다 다소 낮은 실업률(5.2~6%)을 생각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옐렌 당선 시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옐렌은 양적완화가 단기적으로 인플레 리스크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며 1~2년 후 인플레를 2.5%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옐렌은 금융규제에 대한 별다른 업적이 없다는 것이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 IMF 회의(Q&A)에서 저금리가 지나치게 오래 지속될 경우 금융규제가 자산버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 자신 없는 모습을 보여 ‘강력한’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오바마 행정부와 교류가 없는데다 학계에서의 명성과 달리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불리하게 거론되고 있다.

◆시장 친화적 성향의 래리 서머스
최근 가장 유력 후보로 꼽히는 서머스(지지율 20→60% 상승)는 자산가격 버블 및 인플레를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의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금융규제 상품거래소의 장외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하고 ‘글래스 스티골(Glass-Steagall.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부문을 분리하는 규제안) 법안의 폐지에 앞장 서 시장 친화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서머스는 백악관 시절 도드 프랭크(Dodd-Frank Rule. 미국 대형 은행들이 파생상품 사업부 분할을 요구하는 금융개혁법) 법안에 반대하는 은행들을 맹렬히 비판한 바 있으며 대마불사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에 엄격한 잣대를 두며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들에게 추가 자본금 및 정리 의향서 등을 요구한 적도 있다.

서머스의 장점은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정책 경험이 풍부한 것과 미 재무부 장관 및 오바마 행정기 1기 때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에 2년간 재직해 현 NEC의장 스펠링,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퍼먼(Furman)과 친분이 두텁다는 것이다.

그동안 그는 통화정책에 있어서 입장을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그러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양적완화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어 옐렌에 비해서는 다소 매파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의 최대 단점은 하버드대 총장 시절 여성 비하 발언한 적이 있다는 것과 시티그룹 자문위원 시절 투자를 남용했던 것, 2009년 경기부양책 및 월가에 지나치게 관대한 점 등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중한 중립론자 도널드 콘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로 도널드 콘 미 Fed 부의장도 다크호스로 부상 중이다.

콘의 큰 장점은 연준에서 연구원 통화금융부 디렉터 등 다양한 역할로 40년간 근무했다는 것과 특히 그린스펀 전 의장과 1987년 미 증시 대폭락, 2001년 경기침체 등 위기 극복 과정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2008년 이후 버냉키 의장과 금융위기 이후 정책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

그의 통화정책은 신중할 것으로 보이며 선제적 가이던스 제시 등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준에서의 다년간 활동에도 불구 정책적 성향을 파악하기 힘들어 만일 차기 의장으로 임명된다면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해외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자넷 옐렌(Janet Yellen)

·1946년생 67세, 노벨 수상자 조지 아케도프(George Akerlof)와 결혼
·94~97년 연준 이사회(Board Govemors) 위원
·97~99년 클린턴 정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04~10년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10.4~현재 연주 이사회 부의장. 내년 가을 임기 만료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1952년생 59세, 하버드생 사상 최연소인 28세에 정교수.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 교수,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와 함께 미경제학계의 3대 천재로 불림
·91~93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95~99, 99~01 클린턴 정부, 재무부 차관→재무장관
·01~06 하버드대학 총장
·09~10.11 오바마 정부 국가경제 위원회(NEC) 의장


 
도널드 콘(Donald Kohn)

·1942년생 71세
·87~02년 그린스펀 의장 下, FOMC 근무
·02.8~06 연준 이사회 의원
·06.6~10.6 연준 이사회 부의장 후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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