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교육+자격증 취득에 따른 피로증후군

금융권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면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직원들의 학구열이 대학원을 방불케 하고 있다.

이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던 단순업무 등 맡은 바 업무에만 충실하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인식이 급격한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전문가가 되야지만 생존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은행에서 필요로 하는 자격증을 획득하는 경우 인사고과상 가점을 부여하고 있으며 직무배치시 우선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적자원의 역량 강화를 내년도 사업계획의 핵심 목표 중의 하나로 삼아 일반직원의 재교육을 통한 전문인력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에 겸업화 추세가 확산되면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외부인력을 채용하
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작용함과 동시에 외부전문인력을 채용하더라도 조직 적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에 기인한 결과다.

교육강화를 통해 내부직원을 전문인력으로 양성, 재배치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이다.

특히 금융권이 단순업무 등은 콜센터, 본부집중 등을 통해 일원화하고 영업력 배양 및 전문가 중시 인력정책도 마련하고 있어 내년에는 더욱더 교육 및 자격증 열풍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은행직원들은 업무 이외에 사내·외 교육과정 이수 및 자격증 취득에 따른 피로증후군을 호소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보화시대와 맞물려 그동안 컴퓨터와 동떨어진 삶을 살았던 대부분의 40대 후
반 및 50대 직원들의 PC 열풍도 강하게 불고 있다.

시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낙오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일부 은행에서는 일정 직위 또는 등급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PC 시험을 보고 있으며 불합격하는 경우 재시험을 보게하는 등 컴퓨터 배양능력을 함양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내부직원의 전문인력 양성이 해당 은행에 도움을 준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데 딜레마가 있다.

상대 경쟁은행이 전문가를 양성해 놓으면 우대조건을 내걸고 스카웃하는 게 일반적인 금융권의 현상으로 자리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경제적으로는 바람직한 은행직원들의 능력배양이 각 은행별로는 비용만 과다하게 지출할 뿐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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