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지점제 도입으로 감축 불가피, 명퇴 예고
勞-단협사항 위반 반발, 법적조치 등 강구


흥국생명이 최근 영업조직 효율화의 일환으로 전국 276개 영업소를 117개 지점 및 70개 영업소로 전면 개편하고 해당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재배치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영업조직 통폐합에 따른 유휴인력 처리에 적잖이 고심하고 있다.
◇남는 인력 어디로?〓흥국생명은 이미 올 들어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지점제를 도입, 실시해왔는데 이번 조직개편을 계기로 지점제를 전 영업조직에 확대 적용하게 된 셈이다.

이같은 조직 통폐합에 따라 유휴인력이 대거 발생, 조만간 어떤 방식으로든 인력감축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단체협상 당시 노조측과 향후 2년간 인력감축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한 바 있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 노사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태다.

흥국생명은 최근 전국 지점장 총 117명 가운데 1명을 제외한 116명을 모두 위탁직(계약직)으로 전환했으나 이의 시행과정에서 노조와의 잡음이 끊이지 않아 크게 애를 먹은 바 있다. 위탁직은 결국 고용보장을 받을 수 없는 임시직에 불과하다는 노조의 주장과 달리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희망자를 중심으로 전환이 이뤄졌다는 게 회사측 논리였다.

◇대규모 명예퇴직 불가피〓위탁직 전환과 함께 조만간 대규모 명예퇴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흥국생명은 이미 지난 4월 서울지역 영업소를 통폐합해 33개 소지점제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280여명 규모의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지급여력 부족, 조직 비효율 등 경영책임을 이유로 임원 11명 가운데 50% 이상인 6명이 퇴직을 한 바 있으며 최근 1명의 임원이 추가로 자리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생보사들이 지역본부, 지점, 영업소 등으로 이뤄지던 영업체계를 지점 형태로 전환하는 것은 이미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과정에서 인력감축 등을 포함, 다양한 사업비 절감방안이 함께 마련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초 300명선으로 예상됐던 명예퇴직자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여 지난 4월 이후 또다시 대규모 명퇴가 단행될 전망이다.

◇노조의 대응〓흥국생명 노조는 회사측의 인력감축 단행에 대비, 법적조치 등 다양한 형태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회사측이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은 비조합원들을 감축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하에 사용자 범위 조정 등을 통해 이들을 조합원화하고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는 앞으로 회사측과의 단체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상급단체 노조를 통한 대응도 감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명예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닥치게 될 내년 초를 전후해 흥국생명은 또 한차례 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