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급증

보험·투자회사 적극 관심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아프리카가 새로운 투자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브릭스(BRICs, 방대한 인구와 자원을 배경으로 고속 성장을 하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4개국을 일컬음)로 불리며 2000년대 투자붐을 조성했던 신흥국들이 최근 금융위기 등으로 휘청되면서 각종 자원의 보고인 아
프리카가 신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보험사 투자열기 후끈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는 6개 대형 글로벌 보험사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투자에 나선 보험사는 메트라이프, 푸르덴셜 파이낸셜, 스위스리 등이며 투자회사인 JP모건체이스와 미국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 유럽투자은행(EIB) 등도 투자에 동참했다.

FT에 따르면 이들은 립프로그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를 통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벤처기업에 2억4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수개월 안에 2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 펀드는 남아시아 지역인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랑카와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가나와 나이지리아, 케냐에도 투자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은 금융시장에서는 숨겨진 보석으로 불리며 투자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실제 세계은행과 글로벌 핀덱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 지역에는 19억명의 잠재적인 소비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 온전한 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라 약 30%만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탓이다.

또한 2022년까지 아프리카 지역 인구의 총 소비는 2~5조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앤드류 쿠퍼 립프로그 창업자는 “많은 사람들이 자금 모금을 위한 환경이 꽤 어렵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엄청난 기회가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1년새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아프리카 지역 투자인기 상승은 외국인 투자 규모 변화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국제연합(UN)에 따르면 2012년 아프리카가 유치받은 FDI(외국인직접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5.5% 상승한 500억달러로 10년 전의 두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 가나, 모로코, 이집트, 콩고, 수단, 기니 순으로 투자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뜨거운 투자 열기로 이 지역의 주식시장은 활기를 띄고 저금리의 달러표시 국채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 가나 증시는 올해 상반기 46.4%로 상승했고 우간다와 케냐 증시도 같은 기간 각각 20.4%, 22.7% 상승했다. 달러표시 국채는 올해 이미 62억달러나 조달됐다. 이는 2001년보다 3배 이상이 넘는 수치다.

특히 케냐와 탄자니아는 올 4분기에 각각 15억달러와 1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르완다가 6.63% 금리로 4억달러를 조달하는 등 동아프리카에서 대규모 외화 자금 조달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FT는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프리카 프런티어 마켓으로 몰려들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낮은 금리에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경제협력 기반 마련 적극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투자자 보호와 이중과세 방지를 위한 투자보장협정, 이중과세방지협정 등의 법적 장치가 마련되고 있다.

실제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역외 금융 중심지인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19개의 조세조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현재 2개의 협정에 대해 추가 논의 중이다. 싱가포르도 아프리카 국가들과 조세 관련 협정 6건을 체결한 상태며 세이셀,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등도 아프리카 국가들과 경제협력 기반 마련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투자는 저조한 편으로 알려졌다.

최근 아프리카 투자와 관련해 미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미미한 투자 규모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향후 5년간 중국이 200억달러의 차관 제공, 일본은 3조2000억엔의 지원을 약속한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연간 3억달러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투자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아프리카 지역 투자 확대를 조언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전통적 광물뿐 아니라 향후 미래형 산업자원을 획득할 수 있는 투자처인 아프리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요인이 있다”며 “다만 아시아 신흥국 시장과 달리 아프리카는 시장규모가 작아 외부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고 정치적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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