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인하 압력 탓 영업 위축될까 전전긍긍

내년 1월 2일 신상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영업에 나서는 현대카드가 벌써부터 ‘기우(杞憂)’에 시달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말 워크아웃이 마무리된 후 내년부터 대대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나 최근 카드사들에 대한 정부와 가맹점들의 수수료 및 현금서비스 이자율 인하 압력으로 업계가 다소 위축돼 있는데다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에 대한 슬라이딩제 등 각종 서비스에 대한 업계의 반응도 민감한 상태이기 때문.

이에 따라 회사측은 현금서비스 이자율 책정이나 여타의 서비스 구상에 있어 다소 망설이고 있는 게 사실이며 초반 영업확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우선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책정하는 문제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기존 다이너스카드의 현금서비스 이자율은 28% 수준으로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러나 삼성카드가 내년 초 현 15∼25%인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12∼22%까지 낮추기로 방침을 정한 데 이어 LG, 비씨, 국민 등 전업계 카드사 대부분이 수수료 인하를 검토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카드로서도 업계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측은 오는 1월 출시되는 현대오토카드 등 신상품에 적용할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최고 25%로 책정할 계획이었지만 이같은 업계의 현황을 감안, 추가적으로 더 낮추어야 할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자율에 적용할 ‘슬라이딩제’의 도입과 관련해서도 업계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어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따라 현금서비스 이자율을 인하해주는 슬라이딩제의 전면적 도입이 전업계 카드사 가운데 최초인데다 수수료 인하 압력으로 업계가 민감해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현대캐피탈의 대출전용카드 드림론패스와 다양한 방식의 제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만큼 여기에 이미 적용되고 있는 슬라이딩제를 신규카드에도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현금서비스에 대해 슬라이딩제를 적용하게 되면 사실상 수수료 인하 효과를 가져오게 되는 셈”이라며 “이는 수수료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 타사들에게 민감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신용카드시장에서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딛고 고객몰이에 성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내년도를 준비하는 현대카드의 발걸음은 앞으로 더욱 조급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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