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 없이 3연임 성공…긴축정책 강화 전망

은행연합 및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 급물살 탈 듯

<대한금융신문=김민수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3번 연속 재임에 성공하면서 금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독일에서는 집권 여당인 기독교민주당(CDU)-기독교사회당(CSU)을 이끄는 메르켈 총리가 41.5%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05년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총리에 오른 메르켈 총리는 이번 연임으로 오는 2017년까지 총 12년을 재임하게 됐다. 별 문제없이 4년의 임기를 채우면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영국의 마거릿 대처를 넘어선 최장수 여성 총리로 기록된다.

현재 유럽에선 독일 총선의 결과가 향후 금융시장의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기존 집권 여당이 정권을 유지하는 예상 시나리오대로 총선이 마무리되면서 유로존 경제회복의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그녀의 연임으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서 추진 중인 은행연합(Banking Union), 그리스 3차 구제금융 등 민감한 주요 정책추진들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U는 금융위기의 재발을 방지하고 금융구조를 개혁하기 위해 은행연합을 추진 중이다.

은행단일감독기구(SSM) 설립, 부실은행 청산하는 단일정리체제(SRM), 단일 예금보장체제 마련의 3단계 방식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그 첫 번째 단계로 내년 후반부터 유럽중앙은행(ECB)에 역내 대형 은행들을 감독하는 단일기구가 설치될 예정이다.

그동안 독일의 반대에 부딪혀 진행이 지지부진 돼 온 단일정리체제의 출범도 차차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마르켈 정부의 출범에도 독일의 EU정책이 변함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재정적인 부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입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독일 정부가 재정 위기에 닥친 남유럽 국가들을 지원하느라 독일 경제에 부담이 커졌고 유권자들은 이를 못마땅해 하기 시작했다. 이에 총선 유세 기간 동안은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에 대한 논의를 꺼낼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유권자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지면서 메르켈 정부가 그리스에 추가 구제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다른 나라의 협조가 없다면 독일 단독으로라도 그리스의 구세주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등 그리스에 대한 금융 지원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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