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자본비율 강화 수단

   
 

최근 유럽은행을 중심으로 자본건전성을 확충하기 위한 조건부 전환사채의 발행이 크게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유럽은행들의 조건부 전환사채 발행액은 85억 달러로 지난해 총 발행액인 78억달러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는 바이클레이스가 지난해 11월 30억달러, 지난 4월 10억달러를 발행했으며 크레딧스위스는 지난 8월에 25억달러의 ‘서든 데스(sudden death)’ 형태의 조건부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특히 ‘서든 데스 본드(sudden death bond)’ 또는 ‘와이프아웃 본드(wipeout bond)’로 불리는 완전 상각 조건부 전환사채 위주로 발행이 증가했다.

참고로 조건부 전환사채는 은행의 자본비율이 미리 정해진 수준 이하로 하락할 경우 주식으로 전환되는 전환사채와 완전 상각되는 전환사채, 두 종류로 구분되고 있다.

이러한 조건부 전환사채의 발행 증가는 유럽은행의 자본확충 수요 증가와 투자자들의 수익률 추구에 따른 수요 일치 결과로 분석된다.

먼저 규제당국이 은행의 자본확충을 촉구하는 가운데 조건부 전환사채 Teir 1 자본비율을 강화하는 손쉬운 수단으로 조건부 전환사채가 유럽은행들에게 활용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하지만 전환 요건이 일정 수준 이하의 자본비율이라는 점과 은행 손실을 투자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건부 전환사채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전환 요건 충족 시 원금훼손이라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부유층을 중심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조건부 전환사채에 대한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바젤Ⅲ 도입에 따라 조건부 전환사채 발행 증가가 예상되며 투자자의 위험 정도를 고려한 조건부 하이브리드 전환사채 발행도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유럽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투자위험 감소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유럽 은행권의 조건부 전환사채 발행은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상법 및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원금 및 이자지급 의무가 감면된다는 조건이 붙은 조건부 자본증권의 발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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